
[뉴스토피아 정대윤 기자]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53)이 "책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며 검찰 구성원들에게 사직 인사를 올렸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고검장급 이상을 제외한 검사장급 중에선 처음으로 검찰을 떠나는 고위간부다.
이 지검장은 17일 오전 9시50분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인사를 통해 "이제 공직의 길을 마무리하려 한다"며 "그동안 주어진 소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온힘을 쏟았다. 검찰 구성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그간의 많은 배려와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동고동락했던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검찰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모두가 소통과 화합에 더 힘쓸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함께 최선을 다한 열정의 나날들,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은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 지검 사표는 신임 법무부 장관 임명 뒤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은 사법연수원 26기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보다 1기수 선배다. 2000년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제 1·2부 부장검사 등을 거쳤다.
서울 출신인 이 지검장은 박범계 전 법무부장관의 남강고 후배다. 그는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군법무관을 거쳐 2000년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 지검장은 2020년 추미애 전 장관 체제에서 단행된 인사에서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발탁된 이후 같은해 10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박 전 장관 취임 직후인 2021년 2월 검찰 내 요직으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됐고, 다시 4개월 만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지검장이 지휘한 주요 사건으로는 이른바 '채널A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채널A 사건에 연루된 한 후보자를 불기소 처분했다. 도이치모터스 의혹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아직 처분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은 최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추진 과정에서는 "검찰이라는 축이 미흡하면 그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 축을 약화시키면 사법정의가 흔들리고 곧 국민들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며 국회에 재고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검찰이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