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피아 정대윤 기자]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가 1년6개월 만에 기준선 100 아래로 떨어지며 ‘팔겠다’는 사람이 ‘사겠다’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서울 아파트는 3주 연속 100 아래를 기록했다. 집값 고점에 대한 불안감에 더해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에 대한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3으로, 지난해 5월 25일(99.7) 이후 1년 6개월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갔다.
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에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것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아파트를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100을 웃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0으로, 3주 연속으로 100선 아래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서울 5개 권역 중 유일하게 기준선 위에 있었던 도심권의 수급지수마저 이번 주 99.0으로 떨어지면서 동북권(98.6), 서북·서남권(97.7), 동남권(97.5) 등 서울 전역이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다.
최근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보였던 경기도의 수급지수는 이번 주 99.5를 기록했다. 작년 5월 11일 99.4를 기록한 이후 81주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다. 인천의 수급지수는 102.1로 기준선 위에 머물렀으나,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00에 바짝 다가섰다.
경기도는 9억 원 초과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광역급행철도(GTX) 및 신도시 건설 등 각종 개발호재로 인해 올해 들어 10월까지 아파트값이 20.9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인 7.12%에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 대출까지 규제하고 금리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경기도 역시 매수세가 급감했다. 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 10월 초 0.41% 증가했던 경기도 아파트값은 8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되며 이번 주 변동률이 0.17%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2일 종부세 고지서 발송 이후 매수세가 더욱 위축된 가운데 매도를 고집하는 집주인들은 증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만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