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괴한들의 총격에 살해돼 국제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이날 새벽 1시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침입해 대통령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격을 당했으나 다행히 목숨은 건져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모이즈 여사가 안정적이지만 심각한 상태라며, 미국 마이애미로 후송돼 치료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암살의 정황이나 배경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조제프 총리는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총리는 암살범들이 아이티 공용어인 프랑스어와 아이티 크레올어 대신 영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조제프 총리는 긴급 각료회의를 거쳐 아이티 전역에 계엄령을 선언하고 군과 경찰에 의한 통제를 강화했다. 이후 아이티 관보를 통해 2주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포르토프랭스의 국제공항도 폐쇄돼 아이티를 오가는 항공편도 취소됐다.
바나나 수출업자 출신인 모이즈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2017년 2월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2018년 예정됐던 의회 선거가 연기된 후엔 의회 없이 대통령령으로 통치하며 야권과 갈등해왔다. 인구 1천100만 명의 아이티는 빈곤율이 60%에 달하는 카리브해 극빈국에 속한다.
국제사회도 대통령 피살 소식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이즈 대통령에 대한 끔찍한 암살과 영부인에 대한 공격 소식에 슬픔과 충격에 빠져있다”면서 “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하며, 영부인의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아이티 국민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 “우리는 안전한 아이티 위한 협력을 계속하면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대통령 암살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암살범들이 반드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는 8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아이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