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수감 중인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를 거론, 러시아의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미국 대선 개입을 비롯해 러시아를 배후로 의심하는 각종 해킹에 대해서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당초 이날 정상회담은 4~5시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짧은 3시간 만에 끝났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각자 기자회견을 열고 긍정적 분위기였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양국 관계가 개선될 전망이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양국 정상은 덕담으로 회담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회담 제안에 감사하다”며 “이번 만남이 생산적인 회담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얼굴을 마주보며 만나는 것이 항상 더 좋다”며 “미국과 러시아 간 이해 충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관계를 구축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참모진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확대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인권과 해킹 문제 등 각종 이슈를 놓고 대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감 중인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를 거론하며 러시아의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그 연장선에서 간첩 등 혐의로 러시아에 억류 중인 폴 윌런과 트레버 리드 등 미국인에 대한 문제도 거론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 개입을 비롯해 러시아를 배후로 의심하는 각종 해킹에 대해서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 정부 기관과 기업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 러시아의 대미 사이버 공격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미국 측에서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항변했다. 또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구금과 관련 러시아의 인권 문제와 정치범 탄압과 같은 문제는 미국도 안고 있다고 역공세를 펴기도 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직후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분위기가 "꽤 솔직했다"며 "전체 회담 톤은, 총 4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좋고 긍정적이었다. 거슬리는 행동은 없었다"고 자평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번 회담은 실제로 매우 효과적이었다"면서 "매우 실질적이고 구체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양국은 소환했던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국 대사와 존 설리반 주러시아 대사의 복귀를 합의했다. 핵무기와 관련한 군축 협정 논의도 시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