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주요 대학병원장들이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에 대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국시) 재응시 기회를 달라며 대국민사과에 나섰다.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사과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팬더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엄중한 시점에서 당장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싫은 심각한 의료공백”이라며 “의료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인으로서 또 선배로서 지금도 환자 곁을 지키고 코로나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따라서) 질책은 선배들에게 해달라”며 “6년 이상 학업에 전념하고 잘 준비한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태어나 국민 곁을 지킬 수 있도록 국가고시 기회를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대국민사과에는 김연수 국립대학병원협회 회장(서울대병원장), 김영모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회장(인하대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도 참여했다. 그간 의료계 내 협회 및 의대 교수진이 의사 국시 재응시를 고려해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직접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의대 4학년생들은 의대 정원 증원·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4대 의료정책에 반대해 의사 국시를 거부하는 단체행동을 벌였다. 정부의 국시 접수 연장에도 불구하고 의대 4학년생들이 단체행동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국시 응시율이 14%에 그쳤다.
한편 지난 9월 8일 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52.4%는 의사 국가고시 미응시 의대생 구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국시 재응시 문제와 관련해 ‘추가 시험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