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고위험 전염병인 흑사병(페스트) 환자가 발생해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6일 네이멍구 바옌나오얼(巴彦淖爾)시 위생건강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날 이 지역 목축민 1명이 림프절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흑사병 빈발 지역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현재 환자는 격리치료 중이며,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당국은 재해 발생에 대비해 발표하는 조기경보 4단계 중 2번째인 '비교적 심각(3급)' 경보를 발령하고, 이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는 방침을 밝혔다.
지역당국 관계자는 “전염병 전파 가능성이 있는 동물을 불법 사냥하거나 먹지 말고, 이러한 동물을 지니고 전염병 발생 구역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다람쥣과 설치류의 일종인 마멋 등 동물이 병들거나 죽은 것을 본 경우, 흑사병 의심환자나 원인불명의 고열환자 및 급사한 환자를 본 경우 바로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혼잡한 장소에 가는 것을 피하고, 병원에서 진찰받거나 본인에게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각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이 밖에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즉시 보건당국에 신고하도록 하는 한편, 발열·기침·림프절 통증·각혈·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흑사병은 쥐벼룩에 감염된 들쥐·토끼 등 야생 설치류의 체액이나 혈액에 접촉하거나 벼룩에 물릴 경우 전염될 수 있다. 사람 간에는 폐 흑사병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작은 침방울(비말) 등을 통해 전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사병 풍토지역인 네이멍구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시린궈러(錫林郭勒)에서 흑사병 환자 3명이 발생해 헬리콥터 등을 동원한 대대적인 쥐벼룩 박멸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1일 네이멍구 북서쪽에 위치한 몽골 코바도(Cobado) 지역에서도 불법 사냥한 머밋을 먹은 형제가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국이 흑사병 분야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은 것 같다"면서 "지난해 11월 수차례 환자가 발생했지만, 확산 없이 잘 극복했던 점, 흑사병은 치료법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네이멍구는 여름 휴가지로 많이 가는 곳인 만큼 필요할 경우 여행 주의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