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북미 비핵화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낚였다'(hooked)고 비판했다.

CNN방송과 ABC방송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볼턴 전 보좌관이 오는 23일 출간하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발췌본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초강경파로 통하는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정책 노선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작년 9월 경질됐다.

CNN에 따르면 볼턴은 북미 간 전체 외교를 스페인의 춤인 '판당고'(fandango)라고 칭한 뒤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김정은이나 우리 쪽에 관한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된 것"이라고 혹평했다.

볼턴은 단계적 비핵화 접근법을 주장한 북한과 달리 북한에 최종적 비핵화 로드맵까지 요구하면서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알려졌다.

CNN은 볼턴이 2018년 6월 북미 1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정상회담을 갖는 데 필사적이었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낚이게' 했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나 합의를 원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목표를 밑도는 위험지대에 있다는 데 조바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볼턴에게 있어 김 위원장을 싱가포르에서 만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어리석은 실수"였고,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은 "엄청난 규모의 잠재적 재앙"이었다고 보도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 거래가 개인적 관심을 국가적 관심보다 우선에 둔 또다른 사례라고 언급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볼턴의 회고록은 오는 23일 발간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그의 회고록 출판 금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가처분 신청도 냈다.

한편, 볼턴 보좌관이 지난해 5월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을 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그를 향해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안보파괴보좌관”이라며 ‘인간 오작품’, ‘전쟁광신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