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제주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했다.
제주4·3평화공원에서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란 주제로 유족 등 1만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날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에서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다”며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다. 이념이란 것을 알지 못해도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도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학살을 당했다”며 “4·3은 제주의 모든 곳에 서려있는 고통이었지만, 제주는 살아남기 위해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섬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우리는 4·3의 진실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며 “국가 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유족들과 생존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좌와 우의 극렬한 대립이 참혹한 역사의 비극을 낳았지만 4·3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은 이념이 만든 불신과 증오를 뛰어 넘어섰다.”며 “제주도민들이 시작한 화해의 손길은 이제 전 국민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 4·3사건은 7년간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가량이 희생된 현대사의 비극으로, 2003년 발간된 정부의 보고서에서 추정하는 인명피해는 총 2만 5000~3만명이다.
현재 공식 희생자는 1만 4232명(사망자 1만 244명, 행방불명자 3576명, 후유장애자 164명, 수형자 248명)이며 유족은 5만 94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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