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전날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구속에 이어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핵심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국가정보원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17일 새벽 구속됐다.
앞서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2월~2011년 12월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으로부터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이날 검찰에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1년 선배인기도 한 김 전 기획관은 1977년 현대 계열사인 국제종합금융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앞서 검찰 출신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도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2009~2011년 국정원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특활비 전달 경위와 사용처, 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에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의 구속에 검찰 수사의 칼날이 이 전 대통령을 향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이 전 대통령이 연관돼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관련이 있다면 조사를 받고 법적 처벌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사안은 정치적으로 접근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조사를 통해 사법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으면 될 일"이라고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관련한 제도적 보완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측근 수십 명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그 자체만으로 이 사건이 정권 차원의 조직적 비리이자 윗선에 따른 뇌물 수수였음을 의심하게 만든다"며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백준이 구속됐다. 아마 MB가 좀 걱정되기 시작할거다”라며 “김진모 전 검사장이 구속됐다.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이 좀 걱정되기 시작할거다. 권 전 장관은 김 전 검사장의 상관 민정수석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문재인 정권은)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은 전부 법정에 다 세울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꼭 세워야겠다는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 정권에 경고한다. 대한민국 이전의 (조선왕조) 500년은 사초 정치에 함몰 돼 끊임없이 신하들이 양 진영에서 싸웠고, (그러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맞이했다”며 “언제까지 정치, 정책, 인사보복으로 점철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국정원 기조실장은 대통령을 독대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할 위치가 아니다"며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동 사무실에서 참모들과 회의를 하며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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