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개헌 추진은 정치교체 위한 것”
반기문 “개헌 추진은 정치교체 위한 것”
  • 정대윤 기자
  • 승인 2017.01.25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심재철 국회 부의장 초청으로 '왜 정치교체인가'를 주제로 한 간담회에 참석하여 모드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 심 부의장, 반 총장, 정진석, 나경원 의원. ⓒ뉴시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개헌을 통해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를 획기적으로 고쳐야한다”며 “선거구제 변경을 통해 대다수 국민의 뜻이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국회가 불신받고 정치가 지탄받는 이유는 우리 국회나 정치가 국민대다수의 뜻을 대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지역유권자 30~40%의 득표로 국회의원이 되고, 과반에도 미치지 못한 지지로 대통령이 되고 있다”며 “60~70%의 유권자와 과반이상의 국민들은 어떤 정당도 어떤 국회도 어떤 대통령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반 전 총장의 관훈클럽 토론회 모두발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렇게 관훈 토론회를 통해 귀국 인사를 드리게 되어 대단히 기쁘며, 국민 여러분께 제가 구상하고 있는 정책비전과 정견을 소상히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2차 대전 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군(群)에 속했던 우리 대한민국이 불과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모범국가로 성장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가 놀라워하고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높게 평가할 때마다 말할 수 없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정치적 혼란상이 발생하자 “한국도 문제가 많은 것 아니냐”, “한국은 왜 그러냐”는 힐난성 질문이 제게 쏟아지곤 했습니다.

잘못된 정치, 시대에 뒤떨어진 정치체제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결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UN 사무총장으로서 10년 동안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을 방문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성공한 나라는 왜 성공했는지, 실패한 나라는 왜 실패했는지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지도자의 실패가 나라를 망치고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하였으며,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정치, 좋은 정부, 좋은 국가경영(Good Governance)과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때, 성장 동력은 약해지고, 양극화현상도 심화되며, 이념적 대립은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에 나쁜 정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제가 정치교체를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패권과 기득권의 낡은 정치로는 정권교체도 또 다른 실패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개헌을 추진하는 이유는 정치교체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지난 30년의 실패를 되풀이하며 국민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또 하나의 불행한 전임 대통령을 만들 뿐입니다.

패권과 편 가르기의 정치에서 분권과 협치의 좋은 정치로 가야합니다. 각계각층의 국민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하루 빨리 헌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개헌의 시기는 대통령 선거전에 이뤄져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개헌을 약속하고는 정작 집권 후에는 흐지부지 해오던 일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분권과 협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제게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려면 분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개헌을 통해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를 획기적으로 고쳐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의 주기를 하나로 맞추어야 합니다. 선거 때마다 심각한 분열을 초래하고, 천문학적인 비용 낭비를 되풀이하는 일을 최소화해야합니다.

국회가 불신 받고 정치가 지탄 받는 이유는 우리 국회나 정치가 국민대다수의 뜻을 대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역유권자 30~40%의 득표로 국회의원이 되고, 과반에도 미치지 못한 지지로 대통령이 되는 나라에서 60~70%의 유권자와 과반이상의 국민들은 어떤 정당도 어떤 국회도 어떤 대통령도 신뢰하지 않습니다.

저는 대다수 국민의 뜻이 정치에 반영되는 선거구제 변경, 분권과 협치의 헌법 개정을 통해 정치질서와 정치문화를 확실히 교체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위기, 안보위기, 정치위기의 3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경제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가계부채 폭발, 부동산 거품붕괴, 금융위기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청년문제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녀보니, 우리나라 청년 문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일본은 대졸자가 거의 100% 취업하고, 미국도 대졸자 취업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세상엔 지금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준비가 부족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청년일자리를 비롯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10위권인데 4차 산업혁명 기준으로 보면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청년이 나라의 미래라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오늘날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청년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마음껏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자리는 무엇보다 기업이 창출하는 것입니다.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혁파해야 합니다. 해야 할 것만 정해주는 포지티브 규제에서, 금지한 것 이외에는 모두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아이디어와 데이터가 자유롭게 흘러야 하는데 옛날 규제와 틀로 묶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정부, 교육, 재벌, 노동 분야에서 대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 대타협, 정치적 대통합이 절실합니다.

마침 올해가 정유년입니다만, 최근 국내 정치상황은 임진왜란을 앞두고 동인, 서인으로 나뉘어 당파싸움을 하는 상황과 유사합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서로 싸움을 멈추고, 대통합을 해야 새롭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고 정의라고 저는 믿습니다.

대타협, 대통합을 통해 우리나라가 상생, 번영하는 세계 일류국가로 우뚝 솟도록 해야 합니다.

유엔사무총장까지 지낸 저는 개인적 욕심이 없습니다.

저는 무엇이 되려고, 어느 자리가 탐나서가 아니라, 바로 정치교체를 위해서,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세계만방에 등불이 되고, 우리 국민들에게 벅찬 희망을 다시 되돌려 드리기 위해 온 몸을 던지기로 했습니다. 저는 정치교체만 된다면 여한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마치 19세기 말 열강의 각축을 연상시킬 정도로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새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미국 제일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사드배치 철회를 위한 압박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한?일 관계 역시 악화일로에 있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날이 갈수록 고도화 되면서, 한반도, 동북아 및 국제사회의 안보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정세에 현명하고 치밀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우리 국익에 치명적인 손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외교역량을 갖춘 국가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저는 그동안 세계 백수십여개국 국가의 정상들과 씨름하며 분쟁과 갈등을 중재한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변국과의 관계를 튼튼히 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데 팔을 걷어붙이겠습니다.

비핵, 평화, 번영, 통일을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마하트마 간디가 말한 일곱 가지 악 중에 첫 번째가 원칙이 없는 정치입니다. 저 반기문의 모든 판단기준은 이념이 아니라 국익입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 모두 위기입니다. 경제도 외교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시대입니다. 경제가 외교이고, 외교가 경제입니다. 글로벌 리더와의 네트워크와 세계무대에서의 폭넓은 경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N포 세대’, ‘헬 조선’, ‘흙수저?금수저’라는 말들이 사라지고,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저의 모든 역량과 경륜을 쏟아 붓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성원과 격려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 nwtopia@newstopia.co.kr]
[실시간 제보 신청하기] 바른 언론의 이샹향 ‘뉴스토피아’는 독자 여러분께서 제보(http://www.newstopia.co.kr/com/jb.html / 02-7-562-0430) 하신 사진이나 영상 등을 검토 후 뉴스에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
  • 경기도 파주출판도시 문발로 203 사유와문장 2층
  • 대표전화 : 02-562-0430
  • 팩스 : 02-780-4587
  • 구독신청 : 02-780-4581
  • 사업자등록번호 : 107-88-16311
  • 뉴스토피아 / 주식회사 디와이미디어그룹
  • 등록번호 : 서울 다 09795
  • 등록일 : 2013-12-26
  • 발행인 : 정대윤
  • 편집인 : 남희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희영
  • 뉴스토피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토피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press@newstopia.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