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전체 실업률은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층, 고령자, 여성의 실업률은 모두 높아졌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2%로 10년 전인 2005년(8.0%)보다 1.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0세 이상 고령층 실업률은 1.3%에서 2.5%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청년층과 고령층의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30대(3.3→3.1%), 40대(2.5→2.3%), 50대(2.5→2.4%) 등 다른 연령대의 실업률은 소폭 하락했다. 전체 실업률도 2005년 3.7%, 2015년 3.6%로 큰 차이가 없었다. 성별별로도 남성의 실업률은 2005년 4.0%에서 3.7%로 낮아진 반면 여성은 3.4%에서 3.6%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경기 부진으로 청년, 고령층, 여성의 고용 시장 진입이 늘고 있지만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남녀간 고용률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남성 고용률은 71.1%, 여성 고용률은 49.9%로 남녀간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났다. 이는 10년 전인 2005년(남성 71.6%, 여성 48.4%)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취업자 중 임시·일용 근로자 비율도 높았다. 지난해 남성 임금근로자는 1084만8000명, 여성 임금근로자는 838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의 경우 상용근로자 비율이 72.4%에 달했고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은 27.6%에 그쳤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상용 근로자 비율이 56.4%에 그쳤고 임시·일용 근로자 비율은 43.6%에 달했다.
최근 가계의 소비지출 중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 ‘201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교육비 지출률은 11.1%로 전년(11.2%)보다 소폭 하락했다. 가계의 교육비 지출률은 지난 2009년 13.5%로 정점을 찍고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그러나 최근 고소득 가구의 교육비 지출 비중은 오히려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의 교육비 지출률은 2013년 13.0%, 2014년 13.3%, 2015년 13.4% 등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소득 수준별로 교육비 지출의 격차가 커졌다.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교육비 지출률은 2007년 5.4%에서 2015년 2.8%로 낮아졌다. 100만~200만원(10.0%→6.1%), 200만~300만원(12.0%→ 9.9%), 300~400만원(12.5%→9.9%), 400만~500만원(12.9%→11.1%), 500만~600만원(13.2%→12.6%) 등 대부분의 소득 구간에서 교육비 지출률은 하락했다.
반면 월소득 6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경우 교육비 지출률은 2007년 12.4%에서 13.4%로 오히려 높아졌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사교육 참여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와 100만원~200만원 가구에서 각각 6만6000원과 10만2000원에 그쳤지만, 소득 700만원 이상 구간으로 가면 42만원까지 높아졌다. 사교육 참여율도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는 32.1%, 100만~200만원 가구는 43.1%로 50%에 못미쳤지만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는 82.8%에 달했다.
여가활동, 열명 중 일곱은 ‘TV로 때워’
경제적 여유가 없어지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 중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29.9%로 나타났다.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1년 36.4%, 2013년 34.6%였다가 지난해 2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기부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63.5%)’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이어 ‘기부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15.2%)’, ‘기부 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10.6%)’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우리 국민은 18.2%만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3년보다 1.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향후 참여 의향도 2년 전과 비교하면 5.9%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여가 활동을 즐기지 못한다는 비율도 10명 중 7명이나 됐다. 2014년 기준 여가활동시간은 4시간28분(18.6%)으로 2009년 4시간31분보다 3분 줄었다. 이 중 교제활동시간은 5년 전보다 2분 감소한 반면 TV시청시간은 4분 늘었다. 남자(4시간39분)가 여자(4시간18분)보다 여가활동을 21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는 교제활동(48분)과 TV시청(1시간57분)을, 남자는 스포츠 및 레포츠 활동(35분)과 게임·유흥 등 기타 여가활동(53분)에 주로 시간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 국민 중 여가시간 활용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은 26.0%로 2년 전보다 1.1%포인트 감소했다. 남자가 여자보다 만족하는 비율이 2.3%포인트 높았다. 대부분 ‘경제적 부담’(58.2%)때문에 여가시간 활용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시간 부족’으로 만족하는 비율도 20.2%나 됐다. 여자의 경우 ‘체력이나 건강이 좋지 않음’을 이유로 여가 활용을 잘 못 하는 비율(12.0%)이 남자보다 4.8%포인트 높았다.
여가 시간에 주로 TV시청을 한다는 응답(복수응답)은 10명 중 7명(69.9%)이나 됐고 휴식(50.8%), 컴퓨터 게임, 인터넷 검색 등(19.0%)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향후에는 현재와 다르게 국내외 여행이나 캠핑 등 관광활동(59.4%)을 가장 많이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으로 문화예술관람(34.2%), 취미, 자기개발활동(34.2%)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40년 인구절반이 52세 넘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총인구는 5062만명이다. 그러나 2040년에 이르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상이 52세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지금까지 증가세를 이어온 인구는 2030년 5216만명으로 정점에 도달 후 차츰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인구도 점차 늘어난다. 중위연령은 2000년에 이미 31.8세로 30세를 넘어섰고 2014년 40세, 2015년 40.8세를 나타냈다. 25년 후인 2040년에는 50세가 넘는 52.6세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출산율 저하와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수명 연장으로 오는 206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762만2000명으로 2015년(662만4000명)보다 2.7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13.1%이며 2030년 24.3%, 2040년 32.3%, 2060년 40.1%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대로 2060년에 이르면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2015년 3695만3000명에서 59.2% 줄어든 2186만5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2015년 704만명인 1~14세 유소년인구도 2060년에 이르면 447만3000명으로 63.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100명당 남성 비를 나타내는 성비는 2015년 100.0으로 남녀 인구가 각각 절반을 차지했다. 앞으로도 여성 인구가 계속 늘어 2060년까지 성비는 100.0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결혼·이혼에 대한 태도·인식 바뀌고 있다
2014년 혼인건수는 30만6000건으로 1990년 이후 2005년까지 급감한 후 증가세를 보이다가 최근 3년간은 다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혼건수는 11만6000건으로 1990년 이후 2005년까지 증가하다가 최근 10년동안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만혼의 영향으로 2014년 기준 초혼연령은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황혼이혼이 증가하면서 이혼연령도 남자 46.5세, 여자 42.8세로 높아졌다.
2014년 조사에서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6.8%로 2012년 62.7% 비해 줄었다. 이혼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4.4%로 2012년 48.7%에 비해 감소한 반면,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12년 37.8%에 비해 늘어난 39.9%를 나타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바뀌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임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2015년에 1.24를 기록했다.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2005년 1.08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뒤 약간의 반등세를 유지하다가 2012년 이후 다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첫째 아이를 출산한 산모의 평균 연령은 2010년 30.1세로 30세를 넘긴 이후 계속 높아져 2015년에는 31.2세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한 가구의 연소득과 비교했을 때 7배에 육박하고, 월급여의 5분의 1이 월세 등 임대료로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4년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중위수 기준으로 4.7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수도권만 놓고 보면 PIR은 더 높아져서,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6.9배에 이른다. 이는 연 소득을 전혀 쓰지 않고 7년을 모으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계산인데, 2006년 수도권 PIR인 5.7배와 비교하면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 셈이다.
월세 등 임대료 부담도 더 커졌다.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은 2006년에는 18.7%였지만, 2014년에는 20.3%로 높아졌다. 월급의 5분의 1을 임대료로 부담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의 경우는 특히 RIR이 21.6%로 광역시(16.6%)나 도지역(15.8%)보다 높았다. 실제로 가구의 소비지출 가운데 주거와 수도, 광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에는 9.8%였으나 계속 비중이 커져 10년 뒤인 지난해에는 10.8%로 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비와 교통, 교육비 비중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서도 주거비만은 계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우리 국민 가운데 본인의 소득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은 11.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3년 조사(12.1%) 때보다 0.7%p 감소한 것이다. 특히 30대에서 소득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2년 전에 비해 1.7%p 줄어 만족도가 가장 낮다.
성폭력·폭행·상해는 증가, 강도·절도는 감소
2014년 총 범죄 발생건수는 193만4천건으로 전년대비 3.6% 감소했고, 형법범의 경우 101만6천건으로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그러나 2014년 주요범죄 발생건수는 51만 2000여건으로 전년(50만 4000여건)에 비해 1.5% 늘었다. 특히 폭행·상해가 21만 2000여건, 성폭력은 2만 9000여건으로 각각 전년대비 16.0%, 10.9% 증가했다. 반면, 강도(19.6%), 절도(8.3%), 살인(2.9%), 미성년성적학대(1.4%)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4년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2억1,387만TOE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1인당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4.24TOE(1TOE=1,000kcal)로 나타났다. 각 에너지원별 구성비로 보면 석탄은 전년대비 1.1%p 증가한 반면, 석유, 도시가스, 전력은 전년대비 각각 0.3%p, 1.0%p, 0.2%p 감소했다. 2014년 전력소비량은 47만8천GWh로 전년대비 0.6% 증가하였으며, 1인당 전력소비량은 9,305kWh로 전년대비 0.2% 증가했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전반적인 경제․사회의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2015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간해 통계청 및 각 통계 작성기관에서 만든 통계 자료를 재분류하고 가공하여 1979년 이후부터 매년 작성해 오고 있다.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 nhy@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