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사이버수사관, 사이버명예경찰 '누리캅스'를 활용해 동반자살을 권유하거나, 독극물을 판매하는 등의 인터넷 자살방조 사이트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자살방법을 공유하고, 동반자살자를 모집하는 사례가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3년 자살자 수는 1만4427명이다. 10만 명당 자살률은 28.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다. OECD 평균은 12.0명으로, 한국은 배가 넘는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매년 누리캅스와 중앙자살예방센터 모니터링단이 참여하는 자살유해정보 신고대회를 개최하고, 2014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살시도 글을 발견하면 경찰에 긴급통보하도록 하는 등 자살시도자 구호에 힘쓰고 있다. 올해도 9월 현재까지 총 37건의 신고를 접수하고, 자살시도자 3명을 구조했으며, 자살예방센터등 상담전문기관에 연계 또는 가족에게 통보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온라인상의 생명존중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조해 자살유해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차단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10대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중 1위는 자살이다. 우리나라 중고생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2시간으로, 미국 국립수면재단이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고하는 수면시간(8.5∼10시간)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짧은 청소년들의 수면시간이 자살생각, 자살시도, 자살계획 등을 최대 2.5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을지대 의료경영학과 유기봉 교수와 연세대 보건대학원 박은철 교수팀이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인 10일 2011∼2013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참여한 중·고생 19만1천642명을 대상으로 수면과 자살행동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국제학술지(BMJ Open) 최근호에 발표된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중 수면시간이 7시간이 채 안 되는 학생들은 7시간을 자는 학생들보다 자살생각을 한 비율이 1.5배 높았다.
수면시간과의 이런 연관성은 자살행동이 좀 더 구체화한 '자살계획'에서도 비슷했으며,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자살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새벽 2시를 넘겨 잠자리에 들어도 자살시도는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종합적으로는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하루 7∼8시간이면서 취침시간은 11시, 기상시간은 7시일 때 청소년들의 자살관련 행동의 위험도가 가장 낮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기봉 교수는 "외국의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청소년기 부족한 수면시간이 자살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된 데 의미가 있다"면서 "학업에 치중하느라 어려운 여건이지만 중고생들이 하루 7시간 이상의 적정 수면시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에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 nhy@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