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DMZ 지뢰 폭발사고 "목함지뢰 매설한 북한 소행"
軍, DMZ 지뢰 폭발사고 "목함지뢰 매설한 북한 소행"
  • 정대윤 기자
  • 승인 2015.08.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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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산남리 한강하류 일대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지난 4일 오전 경기도 파주 인근 군사분계선(MDL) 남쪽 DMZ에서 수색작전에 투입된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밝혀진 목함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지난 4일 서부전선 DMZ 수색작전간 우리 장병 2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현장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해 인명살상을 목적으로 매설한 목함지뢰 3발이 폭발해 아군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4일 오전 7시 35분께 통문을 통과해 북쪽으로 나서던 하모(21) 하사가 지뢰(통문 북쪽 40cm)를 밟으면서 1차 폭발이 일어났다. 사고가 발생하자 통문 안팎에 위치했던 수색대원들은 하 하사의 상체와 하체를 붙들고 통문 안쪽 우리 지역으로 후송을 하는 과정에서 통문 바깥에 있던 김모(23) 하사가 통문 안쪽 바닥(통문 남쪽 25cm)을 밟는 순간 또 다른 지뢰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하 하사는 오른쪽 무릎 위쪽과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고, 김 하사는 오른쪽 발목을 절단해야 하는 중상을 입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을 침범해 지뢰를 매설한 행위가 정전 협정과 남북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이 '목함 반보병지뢰'(PMD-57)로 부르는 목함지뢰는 옛 소련에서 2차 세계대전 때 개발한 간단한 나무상자 형태로, 전체 무게는 420g으로 길이 22cm, 높이 4.5cm, 폭 9cm이다. 목함지뢰는 상단에 1~10㎏의 압력이 가해지면 덮개가 퓨즈를 누르고 안전핀이 빠지면서 공이 발사되어, 사람이 상자 덮개를 열고자 압력을 가하거나 밟으면 터지도록 고안됐다.

북한의 목함지뢰 내부 모습. 

상자 안에는 TNT 220g의 폭약과 기폭장치인 MUV 퓨즈, 안전핀이 들어있고, 살상반경은 최대 2m에 이른다. 1m 이내에서 터지면 사람의 폐가 손상되고 3.5m 이내이면 고막이 파열된다고 한다. 폭발지점으로부터 13~15m에 이르는 창문을 파손할 정도로 위력이 세다.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금속 지뢰탐지기에 잘 탐지되지 않고 물에 잘 뜨기 때문에 임진강·한탄강 수계와 강화군 일대 등 섬지역에서 다수 발견돼 민간인들이 호기심으로 만져 죽거나 다친 바 있다. 군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260여발의 목함지뢰를 탐색 및 수거한 바 있다.

폭발 사고 현장에서는 철제 용수철과 공이 등 북한 목함지뢰와 관련된 잔해 5종 43점이 발견됐다. 철재 잔해물과 목함 파편은 녹슬거나 부식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목함 파편에서는 송진 냄새가 강하게 났다고 군은 설명했다. 또한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경사가 진 지형이어서 북한 지뢰가 유실됐을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을 침범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인근에 지뢰를 매설하는 정황을 포착하고도 군 당국이 안이하게 작전을 수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DMZ 내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을 차단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는 군 당국의 경계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군은 우천 시를 전후한 때에 지뢰탐지기를 사용해 작전에 임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지만 사고 당시 지뢰탐지기는 동원되지 않은 점도 부실대비란 지적이다.

군 조사에 따르면 지뢰 폭발사고는 아군 군사분계선 인근 북한군의 감시를 위해 주요 지점마다 설치된 일반전초(GP)를 잇는 추진철책 통문에서 발생했다.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 이남 440m에 위치한 이 철책을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든 통문을 드나들며 수색·정찰 활동을 펼친다. 북한군이 우리 군의 경계망을 뚫고 우리 군이 수시로 드나드는 추진철책으로 침투해 지뢰를 매설해 놓은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동향을 미뤄볼 때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이에 매설해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통문 아래쪽에는 두 팔을 넣어 지뢰를 매설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땅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도구를 사용하면 10분 안에 지뢰를 매설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작전을 수행할 때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 취해야 했다. 현장은 감시 사각지대로 적이 수풀에 숨어서 기습할 가능성 놓고 면면히 살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현장 지휘관이 전술조치상 과오를 범했다”고 말했다.

군은 우천 시를 전후로 지뢰탐지기를 사용해 작전에 임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으나, 이번 사고 당시 지뢰탐사지기가 동원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북측에 가뭄 피해 지원은 물론 5·24조치 등 모든 현안을 대화를 통해 풀자며 손을 내밀었지만, 북측은 우리의 대화 제의를 사실상 모두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오는 10월 '세계군인체육대회' 참가마저 보류했으며, 얼마 전 이희호 여사의 방북 때도 초청자인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또한 북한은 또 "최후의 결판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등 향후 무력 도발 등 군사적 긴장관계를 이어나겠다는 것을 시사하며, 오는 10월 도발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지난 6월25일 성명을 통해 "북남관계는 더 이상 만회할 수도, 수습할 수도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며 "남측에 이제는 말로 할 때는 지나갔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더이상 상대할 것이 못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10월의 대축전장'으로 명명한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4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나오는 것도 최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67m 규모의 대형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세운 정황 때문이다.
(사진제공 = 뉴시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 nwtopia@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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