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쿠데타 직후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 이후 첫 거래일을 맞아 투자자들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루블화 가치는 한국시각 오후 4시27분 기준 달러 대비 0.5% 하락한 85.15루블을 기록했다. 2022년 3월 말 이후 최저치다. 루블화 가치는 유로화와 위안화 대비로도 각각 0.6%와 0.5% 밀리면서 2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한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3월 29일(85.25루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 143루블까지 치솟았다가 넉 달 새 51.8루블까지 하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여 왔다. 올 들어서는 미국과 유럽 중심의 대러 경제 제재가 한층 강화하면서 루블화 가치가 6개월여 만에 23% 하락했다.
앞서 예브고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지난주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와 보로네시를 장악하는 등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철수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가권력 장악에 의구심이 커졌다.
시장에선 루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니크레디트의 분석가들은 “(쿠데타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루블화 가치는 달러당 90루블 수준에서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고 있어 루블화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주식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러시아 증시 대표 지수인 MOEX는 전장 대비 31.40포인트(1.12%) 하락한 2763.6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로 표시되는 지수인 RTS 역시 8.95포인트(0.86%) 낮아진 1031.04를 나타냈다.
한편 유가는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8% 오른 배럴당 74.4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주식은 내리고 있다. 달러 표시 RTS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 하락한 1024.3포인트, 루블화 기준 모엑스 지수는 1% 내린 2767.9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