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비용 없어서 아이 출산 후 살해한 20대 부모...항소심도 실형
낙태 비용 없어서 아이 출산 후 살해한 20대 부모...항소심도 실형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3.04.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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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 세상에 죽여도 된다거나 죽는 게 더 나은 아이는 없다" 지적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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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낙태비용이 없어 갓 출산한 아이를 숨지게 하고 사체를 숨긴 20대 부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최태영 정덕수 구광현 부장판사)는 영아 살해 및 사체 은닉 혐의로 기소된 친모 이 모(22) 씨와 친부 권 모(21) 씨에게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두 사람에게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의 운영, 취업, 노무 제공 금지를 명령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들은 2021년 1월 11일 서울 관악구 집에서 아이를 출산한 직후 살해하고, 사체를 가방에 담아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 아래에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두 사람은 20대 초반 연인 사이로 지방에서 상경해 동거 중이었다. 2020년 6~7월쯤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결혼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아 기를 자신이 없어 아이를 포기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돈이 없어 하지 못했다.

이 씨와 권 씨는 애초 경찰 내사 단계에서 아이를 사산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119 신고 기록과 심폐소생술 흔적이 없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검찰이 보완 수사한 끝에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 이들은 임신 중 경제적 능력 부족 등으로 낙태를 마음먹고 산부인과를 찾았으나 비용이 많이 들어 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살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고향 선산에 묻어주고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다"며 사체를 은닉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씨가 여러 차례 "아이를 출산하면 죽인 후 고향 집 야산에 묻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권 씨는 법정에서 자신은 살해하지 않았고 방조했을 뿐이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씨의 살해 유기 계획을 듣고도 특별히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권 씨 역시 방조범이 아닌 공범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친부모의 양육 의지나 능력에 따라 아이의 생사가 결정될 수 없다. 이 세상에 죽여도 된다거나 죽는 것이 더 나은 아이는 없다"며 "울음을 통해 자신이 살아서 태어났음을 온 힘을 다해 알렸던 아이는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보호자였던 부모들에 의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의 사체는 은닉됐고, 이후 누구도 인수하지 않아 마지막까지 외면당했다"며 나란히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런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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