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예산낭비 지적 이어 설계도와 다른 준공 사실 포착!
'합천 창녕보' 어도(물고기 길)ㆍ비탈경사면 설계기준 어긋나!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최근 지난 MB정부 예산 낭비의 주요 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 중 대표적인 '4대강 사업'에 대한 면밀한 현장 검증이 활발히 진행 중인 가운데, 설계도와 다른 시공에도 불구, 준공허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오늘 11월 23일 환경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과 4대강 조사위원회, 대한하천학회가 4대강 사업 검증을 위해 '합천창녕보'를 조사한 결과, 설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데 이어 설계도와 다르게 건설됐음에도 불구하고 준공허가를 받은 것을 조사됐다.
이 날 이 단체들은 경남 함안군에 위치한 합천창녕보를 찾아 현장조사를 실시, 합천보 좌안 비탈경사각과 어도(물고기가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의 기울기, 유속, 파이핑 현상 등 4대강 사업의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조사결과 낙동강 본류 하류지역 좌안 측량이 지난 2010년 수자원공사에서 발간한 ‘실시설계(변경) 보고서’와 다르게 측정됐다. 지난 2010년 수자원공사가 발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낙동강 합천창녕보의 좌안비탈경사는 1: 5이다. 수직방면으로 1미터를 갈 때 수평방면으로 5미터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 날 가톨릭 관동대학교 박창근 교수와 인제대학교 박재현 교수, 그리고 이들 학교의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측량 팀의 측량 결과 창녕함안보 좌안의 비탈경사는 1: 3으로 설계기준보다 짧았다. 이럴 경우 갑작스레 홍수가 발생하면, 유실 위험이 높다는 게 박창근(토목공학) 교수의 말이다.
또한, 합천창녕보 어도의 기울기를 측정한 결과 1/14 으로 나타났다. 2009년 국토해양부가 승인하고 한국수자원학회가 발간한 ‘하천설계기준ㆍ해설’에 의하면 ‘모든 어도의 기울기는 1/20 보다 완만하게 조성하여야 하며, 특히 버티컬 슬롯식 어도의 경우는 수리적인 특성을 감안해 1/25의 기울기로 모형을 제시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창녕함안보 어도의 기울기가 실제는 설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천설계기준ㆍ해설’은 어도의 유속을 0.5~1.0m/s로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 합천창녕보의 ‘아이스허버식’과 ‘계단식’ 유속은 2.7~3.4m/s로 어류 이동이 불가능한 유속이다. 아울러 창녕함안보의 우안을 조사한 결과 소수력발전 부근 벽체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 파이핑 현상으로 보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 누수현상을 눈가림하기 위해 물이 새어나오는 부분을 철판으로 뒤덮어 놓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박창근 교수는 "수자원공사가 지난 3년 간 누수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공사를 했으나 누수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더 이상 누수를 막기 위한 공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준공을 받을 수 없는 공사가 준공되었다.”며 “어도는 설계도보다 가파르게 만들어지고 저수호안(비탈면)도 설계기준에 어긋나 홍수피해시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으며, “하천의 건전성도 문제지만 소수력발전소 밑에서 일어나는 파이핑 현상(흙 속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형성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일반적으로 물길을 따라 수위차가 있을 때 발생)은 상당히 심각해 수공에서도 철판으로 눈가림용으로 만들었을 뿐, 별다른 대책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4대강 사업'은 최근 계속 제기되는 각종 의혹으로 여론이 매우 악화되면서 국정조사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이다. 현 정부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만큼 과연 투명한 정부조사에 의해 부실공사 여부가 확인될 수 있을지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료제공: 4대강조사위원회,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 kys@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