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병역거부한 20대 청년, 용산참사 시위 참가 혐의로 징역 2년 추가 구형

국가 공권력과 개인적 양심 간 팽팽한 대립...사회적 미해결 과제로 남아

2014-09-03     김영식 기자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용산 참사를 일으킨 국가폭력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감옥행을 자처한 20대 남성 병역거부자가, 용산 참사 시위 참가를 이유로 징역 2년을 추가로 구형받는 일이 벌어졌다. 

청년시민사회단체 <청년좌파>에 따르면, 검찰은 오늘 3일(수) 병역거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청년좌파> 전 집행위원장 박정훈(29) 씨에게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2년과 벌금 50만원을 구형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씨는 지난 2009년 7월 20일, 용산참사 유족들과 경찰의 희생자 시신을 둘러싼 대치상태에서, 희생자들의 영정이 깨지고 경찰이 유족들에게 최루액을 뿌리는 상황에 저항한 이유로 기소된 상태였다. 박씨는 2013년 10월 8일, 국가폭력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병역거부를 선언했고, 다음 날인 9일에는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 항의하며 한국전력 서울지사 전광판 위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 씨가 기습시위를 했던 곳은 그 날 이후 현재까지 윤형철조망으로 봉쇄되어 있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박 씨는 지난 4월 15일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구속되었으며, 당시 소견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용산에서 철거민들의 생존권을 건 시위를 무리하게 진압하다가 6명의 생명을 앗아간 김석기 전 경찰총장이 한국공항공사 신임사장후보로 올랐다. 청와대 지시로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진압한 조현오씨가 경찰총장까지 올랐다. 반면 못살겠다 외치는 국민들은 구속자가 되거나 전과자가 됐다. 밀양에서 강정마을에서 대한문에서 국민들은 계속해서 공공의 권력에 의해 짓밟힌다. 안보라는 것이 국민들을 편안히 보존하는 것이라면 대한민국의 안보는 지켜지고 않고 심지어 뻥뻥 뚫려서 국민들이 학살당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실로 야만의 국가다. 이웃들이 죽어가는 공동체에서 홀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없다. 평화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당신과 나의 몸과 마음이 불안하지 않는 상태가 평화다. 평화를 위해 국가가 무기를 개발하고, 군사력을 늘리고, 핵을 보유하는 것은 갈등과 긴장을 높이고, 결국 우리를 파괴하는 행위다. 공장에서 노동자가 쫓겨나고, 삶의 터전에서 길거리로 내쫓기고, 말하지 못하는 자연의 생명들이 죽어가는 것, 여성과 성소수자와 장애인들이 배제되고 차별받는 것은 총성 없는 삶의 전쟁에서 자행되는 고요한 학살이다. 이러한 국가의 강제징집을 거부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평화행동이다.”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 kys@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