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4일 째,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 앞에서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 및 대통령 면담 요구!

2014-08-25     김영식 기자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 촉구와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을 지킨 지 오늘로 나흘이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 8월 25일(월)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상황을 알렸다. 

다음은 현재 상황이 반영된 오늘 기자회견문(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의 내용이다. 

"청운동사무소 앞에 갇힌 지 4일째입니다. 우리는 청와대의 응답이 있을 때까지 여기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무슨 시한폭탄이나 되는 듯 청운동사무소 앞을 경찰차로 빙 둘러 막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음료수라도 건네주려고 오시는 분들도 저희를 만나지도 못하고 음료수만 겨우 넣어주고 갑니다. 감옥에서도 면회를 막지는 않습니다. 왜 우리가 자유롭게 1인 시위를 하러 가거나 시민들을 만나려고 하는 것을 막습니까. 맞은편까지 겨우 온 시민들을 향해 얼굴도 보지 못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외칠 수밖에 없는 것이 이곳의 풍경입니다. 

오늘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은 언급도 되지 않았습니다. 국정 현안을 다루는 회의에서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은, 이것이 현안이 아니라는 말입니까.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40일 넘도록 길에서 자고 단식을 하고 울부짖는 게 현안이 아닙니까. 입법은 국회가 할 일이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도 입법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문제는 입법권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의견을 수용하는 특별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지를 대통령이 분명히 밝히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지난 5월 16일 가족의 의견을 반영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고, 5월 19일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하고 특검도 해야 한다고 밝히시지 않으셨습니까? 우리 가족들과의 약속 그리고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셔야 합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시간이 왔습니다.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못해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말도 들립니다. 민생법안이라는 것이 학교주변에 숙박시설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안전규제를 완화하는 크루즈법, 외국인 환자 유치 관련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의 내용이라고 합니다. 이 모두가 저희가 보기에는 저희 같은 서민들과 무슨 상관이 있는 법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안전규제를 완화해서 제2, 제 3의 세월호 참사를 낳을 법도 들어가 있습니다. 안전규제를 풀면서 경제를 살리자는 이야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가슴 찢어지는 아픔이 경제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다른 가족들에게 옮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제 우리 가족들은 국정원에 대한 가족 사찰 의혹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이 구체적 사항을 밝히라고 강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공개 하겠습니다. 유민 아빠의 어머님이 알려온 소식에 따르면 유민 아빠의 고향인 정읍면사무소와 이장에게 유민 아빠의 신상을 묻는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또, 유민 아빠가 동부병원에 실려 온 날인 지난 22일 국정원 직원이 자신의 소속을 밝히고 병원장을 찾아와 유민 아빠의 주치의인 이보라 선생에 대해 묻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가족들이 파악한 국정원이 국민들을, 세월호 가족들을 뒷조사한 내용입니다. 국정원 개혁 얘기만 나오면 어김없이 반복했던 ‘국내 정치 개입 금지’, ‘사찰 금지’ 내용을 스스로 어긴 것입니다. 스스로 불법을 저지른 것입니다. 국정원은 지금 우리가 밝힌 사실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불법이 밝혀진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국정원의 세월호 실소유주 의혹과 함께 국정원의 또 다른 의혹으로, 국정원 게이트로, 국민적 의혹은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온갖 정보기관을 동원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분열하고 음해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유가족의 의견이 반영된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특별법이 제정될지 안개가 쌓인 듯 막막하던 때, 우리가 세월호에 갇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더욱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신다는 소식이 들려 안개가 걷히는 듯도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단식농성으로 함께 해주시는 국민 여러분, 의료지원단, 수도자 사제 여러분, 행진에 나서주신 대학생 여러분 등 너무 감사합니다. 

대통령님과 면담을 요청하며 청와대 앞 농성을 시작한지 4일째, 오늘도 우리 가족들은 대통령께 재차 면담을 요청 드립니다. 아이들을 잃고, 가족을 잃고 길을 헤매는 우리들을 만나주십시오. 그리고 유가족들의 의견이 반영된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님께 결단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한편, 지난 23일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농성 중인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가족들이 청와대에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와 박 대통령의 면담을 요구한 바 있다.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 kys@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