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는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 展
오는 6. 17(화)부터 8. 1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진행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한국에 장기 또는 영구 체류하고 있는 작가들의 경우 한국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작가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대로 된 소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다양한 전시기획을 통해 그동안 조명 받지 못했던 작가와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소개하고자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3월부터 열린 <SeMA 골드 : 노바디>가 해외로 이민을 갔거나 장기거주하는 한국 디아스포라 작가들에 주목한 반면, 이번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은 해외에서 한국으로 그 활동 영역을 옮긴 외국인 작가들의 삶과 작업을 중심으로 한다.
본 전시에 초대된 일본, 독일,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캐나다, 체코, 인도, 싱가포르, 호주 등 10개국 13명의 작가들은 직업, 결혼, 유학, 호기심 등 여러 이유로 한국에 첫 발을 딛게 된 후, 짧게는 1년, 길게는 20년 동안 한국에 거주하면서 활동해 온 작가들이다. 여기에는 한국에서 활동 중 2009년 급작스런 사망으로 애도의 물결을 일으켰던 작가 에밀 고(Emil Goh)도 포함되어 있다.
전시 제목은 할리우드의 영화 테마 파크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는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인 작가들의 '작업실(studios)'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 유목적 생활을 영위하는 현대인의 '보편적(universal)'이고 전지구적인 현상을 재현하는 장소임을 암시한다. 이를 통해, 타문화를 대할 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문화적 판타지(이를테면, 외국인 작가가 갖는 한국에 대한 낭만적 편견 혹은 비판적 시각, 또는 한국인이 외국 작가에게 품게 되는 기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고자 한다.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바라보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예술가들의 본질적인 태도가 다른 문화권으로의 이주를 계기로 흥미로운 결과물로 발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전시에는 작가들이 이주 전의 작업적 특징을 유지하며 보다 보편적인 주제 안에서 한국의 상황을 다룬 작품들도 있으며, 한국 역사와 문화, 분단과 정치, 그리고 도시 풍경과 일상 등을 적극적으로 소재화한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잉고 바움가르텐, 클레가, 사이몬 몰리, 알프레드 23 하르트 등의 작가들은 한국에 오기 이전의 작업과 이후의 작업을 함께 전시하여 관람객들이 주거지의 이동에 따라 작품에 나타나는 미학적 태도, 주제와 소재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 도록에는 작고 작가 에밀 고를 제외한 열 두 작가들에게 다섯 개의 키워드(Home, Language, Cultural Fantasy, Passport, Seoul)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작가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텍스트, 시, 드로잉, 사진 등에 담아 작가 개개인의 내밀한 생각을 작품과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와 더불어, 퍼포먼스와 라운드 테이블, 작가와의 대화 등 작가들이 한국과 한국 문화에 반응하는 양상이 어떻게 서로 다른 관점과 표현으로 나타나는 지 살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뉴스토피아 = 김영식 기자 / kys@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