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못 구해 결국 매매로”…30대·20대, 내 집 마련 나선 이유 보니
서울 비강남권 중심으로 생애 첫 주택 구매자 크게 늘어 20대 신규 주택담보대출 역대 최대치 경신하며 매수 확대 젊은층 매수 증가로 비강남권 주택시장 실수요층 확대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서울에서 20·30대의 생애 첫 주택 매수가 급증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 집합건물을 매수한 사람은 5만74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728명에 비해 4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30대 매수자는 3만759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9% 늘었다.
특히 매수 수요는 강남권보다 비강남권에 집중됐다. 강동구는 생애 최초 매수자가 51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1% 증가했고, 노원구 4098명(57.1% 증가), 강서구 4033명(69.8% 증가), 은평구 3782명(137% 증가) 순이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금관구(금천·관악·구로)에서도 구로구 2964명(76.8% 증가), 관악구 2234명(81.9% 증가), 금천구 1166명(54.2% 증가)으로 집계됐다. 반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63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6% 증가에 그쳤다.
20·30대 매수자 역시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노원구 3051명, 강서구와 강동구가 각각 2764명, 성북구 2266명 등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으로 인해 2030세대가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모(36)씨 부부는 서울 송파구에서 전셋집을 얻어 살다가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로 인해 경기 하남시 아파트를 매입했다. 김씨는 "전셋집을 구하려고 계속 알아봤지만 매물도 많지 않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며 "이왕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전세보증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내 집을 마련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증가 추세다. 한국은행의 '2026년 2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20대 차주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평균 2억3217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392만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연령대 중 신규 주담대가 증가한 것은 20대가 유일했다. 30대의 신규 주담대는 2억6358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2632만원 감소했으나, 전체 신규 주담대 취급액 중 43.7%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2030세대는 주택 가격이 높으면 전월세로 거주하는 선택을 했지만 최근에는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줄면서 차라리 대출을 받아 집을 사겠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전세난이 젊은층의 주택 매수 전환을 앞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서울 집값이 전반적으로 오른 상황에서 2030세대가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은 자연스럽게 비강남권과 외곽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며 "젊은층의 생애 최초 매수가 이들 지역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