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나자마자 보안 점검 시작”…4일 2만8000개 기업에 비상 권고
금융권 해킹 확산 우려에 보안 강화 조치 시행 AI 활용해 취약점 진단 및 이상징후 탐지 강화 기업들 정보보호 투자 확대하며 보안 역량 강화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주요 기업들은 연휴 이후 첫 출근을 맞아 보안망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4일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신고한 약 2만8000개 기업에 보안점검 권고 메일을 발송하고 24시간 비상대응체계에 돌입했다. 이는 최근 금융사 7곳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2곳에서 정보유출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로, 일반 기업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다.
기업들은 현재까지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내부 정보보호와 보안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추가로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 역시 고객 데이터를 목표로 한 해킹 시도는 없었으나, 유사 취약점이 있는지 긴급 점검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중공업계는 정부 권고에 따라 웹·API 등 외부 노출 자산 점검, 취약점 조치, 계정·인증정보 보호, 모니터링 강화 등 정부의 보안 강화 방안을 지속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연휴 중 이미 점검에 착수했으며, 업무 복귀 이후에도 보안 강화 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업들은 별도의 비상 태스크포스(TF)보다는 기존 보안 조직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방산업계는 계열사별로 외부 인터넷망과 방산 업무망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등 높은 수준의 보안체계를 운영하며, 보안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을 방어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SK는 지난해 정보보호혁신 특별위원회 출범 이후 AI를 활용한 취약점 진단, 모의해킹, 이상징후 탐지 및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권에 주문한 'AI 공격은 AI로 방어'하는 체계와 같은 방향이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 이전부터 정보보호 투자와 인력 확충을 이어왔다. KISA 정보보호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보보호에 4121억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18.5% 늘렸고, 전담 인력도 1133명으로 확대했다. SK㈜는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64명에서 79명으로, 현대차는 정보보호 투자액을 446억원으로 전년(367억원)보다 79억원 늘렸다. 대한항공도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39명에서 42명으로 늘리고, 협력업체 보안감사와 외주 개발자 대상 정보유출 방지 솔루션 도입 등을 시행했다.
한편, 이번 금융사 해킹은 핵심 전산망이 아니라 대출모집인·임직원용 외부 시스템 등 보안 사각지대에서 발생했다. KISA는 외부 협업 계정에 최소 권한만 부여하고 작업 종료 즉시 회수할 것을 권고했다. 본사뿐 아니라 협력사와 주변 시스템까지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치권과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금융권 해킹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8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금융권 보안 체계와 감독 책임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