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 장애…'414건 구제'에도 공정성 논란
민간업체 독점 구조와 허술한 매뉴얼이 불공정 논란 불러 교육부, 경쟁률 공개 후 접수한 일부 원서 접수 취소 권고 교육부, 직접 관리 방안 검토하며 시스템 개선 및 실사 착수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2027학년도 대입 수시 원서 접수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장애로 인한 혼란이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유웨이어플라이에서 오후 5시50분부터 6시20분까지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마감 10분 전부터 접수에 차질을 빚은 수험생들이 발생했다. 유웨이어플라이 측은 데이터베이스 서버 연결구 업그레이드 이후 버그가 발생했고, 트래픽이 전년보다 30% 늘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매뉴얼에 따라 원서 접수 마감 시간을 오후 7시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원래 마감 시각인 오후 6시 직후 경인교대, 국립부경대, 동아대, 신라대, 한동대 등 17개 대학이 경쟁률을 공개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경쟁률을 확인한 수험생들이 연장된 시간 동안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1588건의 구제신청 중 414건을 구제 대상으로 확정했고, 이 중 354건이 접수 완료됐다. 구제 대상임에도 접수를 포기한 사례는 60건이었다. 교육부는 경쟁률이 공개된 이후 해당 대학에 원서를 접수한 39건을 분석한 결과, 경쟁률을 조회한 뒤 접수한 3건이 형평성 및 공정성 저해 우려가 있다고 보고 해당 대학에 접수 취소를 권고했다.
일부에서는 접수를 포기한 60건이 경쟁률 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며, 불공정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개별 사안별로 불공정 영역이 존재한다며, 향후 제도 개선을 통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민간업체 두 곳이 원서 접수 체계를 독점해 온 구조와 허술한 대응 매뉴얼이 지적되고 있다. 원서 접수는 1997년부터 민간업체가 대행했고, 2009년부터는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두 업체가 독점해왔다. 지난해 두 업체는 입시 원서 접수 대행 서비스 체결을 대가로 대학에 각각 약 48억9900만원, 46억9192만원을 제공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대교협의 '2027학년도 표준공통원서 접수시스템 장애대응 매뉴얼'에는 대학별 원서 접수 일정 연기만 명시돼 있을 뿐, 장애와 접수 연장 사실을 수험생에게 알리는 방법이나 경쟁률 공개 처리 등 세부 기준은 포함되지 않았다. 경쟁률 공개 시점 조정이나 이미 공개된 경쟁률의 비공개 전환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대교협 관계자는 원서 접수 전반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대입 원서 접수의 안정성과 공정성 확보 책임을 민간에만 맡길 수 없다며, 교육부와 대교협이 위탁업체 선정 및 운영 기준, 시스템 안정성 검증, 관리·감독 권한과 책임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과거 '대입 공통원서 접수 시스템' 자체 개발을 추진했으나, 2013년 유웨이중앙교육과 진학사가 제기한 '대학입학전형 종합지원시스템 구축 금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돼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부나 대교협이 직접 원서 접수 시스템을 관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 14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직접 관리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직접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법적 근거 마련과 개발에 최소 2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나왔다.
교육 당국은 29년 만에 처음으로 현장 실사에 착수했다. 16일부터 23일까지 교육부 공무원 2명, 대교협 입시행정전문가 2명, IT 전문가 2명, 한국사학진흥재단 회계 전문가 등이 실사를 진행한다.
한편, 야당을 중심으로 교육부 장관 사퇴 요구도 제기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사태가 충분히 예견될 수 있었던 인재라며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