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1분기 미프진 등 임신중지 약물 도입 추진…9주 이하 대상ㆍ2년간 의사 조제만 허용

도입 초기 2년간 의사 처방·조제 원칙 적용 임신 9주 이내 사용 허가 심사 진행 중 건강보험 적용 여부 및 가격은 미정 상태

2026-09-16     정인옥 기자
원민경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정부는 임신중지 약물을 내년 1분기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미프진' 허용 논의를 지시한 바 있다. 미프진은 미페프리스톤 성분 의약품으로,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 허가된 이후 2024년 기준 약 100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임신중지에 쓰이는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다.

국내에서는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이 이어지면서, 약물이 음성적으로 유통돼 여성계 중심으로 정식 도입 요구가 제기됐다. 식약처는 2024년 12월 허가 신청이 접수돼 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으며, 위해성 관리계획 등 일부 자료 보완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업체가 준비 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입 초기 2년간은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만 허용된다. 법무부 유권해석에 따라 약사는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외국 사례와 법적 상황을 고려해 의료기관 내 조제 원칙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이후에도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거나 안전성에 우려가 있으면 이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서울시내의

 

임신 9주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 신청이 이뤄졌으며, WHO는 12주 이내 사용을 제시하지만 국내 신청 제품은 9주 이내 임상 자료를 토대로 심사가 진행된다. 미성년자 처방 기준과 보호자 동의 여부는 추가 검토 예정이다. 허가 신청에 투약 대상 연령 기준은 포함되지 않았다.

약물 사용 방법은 투약 전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를 확인한 뒤, 미페프리스톤을 투약하고 24~48시간 후 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하는 방식이다. 이후 7~14일 이내 병원을 방문해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도록 안내될 예정이다. 구체적 진료 가이드라인은 허가 내용과 위해성 관리계획 확정 이후 의료계와 논의해 마련된다.

원민경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약물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약제의 건강보험 급여화는 제약사 신청이 있어야 검토할 수 있으며, 초음파 검사 등 사전 절차의 보험 적용은 별도 검토 대상이다. 비급여로 도입될 경우 가격은 의료기관의 비급여 고지·보고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가격 비교 공개 등을 통해 관리할 방침이다.

처방 자격은 산부인과 전문의에 한정하지 않고, 임신 여부·주수·자궁외임신 여부 등 판단 역량을 갖춘 의료진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할 계획이다. 의료계와 관련 학회와의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약물 도입 후 이용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청소년·저소득층·농어촌 거주 여성 등 대상별 접근성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의료계의 처방 거부권(진료선택권)과 관련해 정부는 진료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일본의 지정제 사례도 참고하고 있다. 약물 유통과 오남용 방지를 위해서는 유관 단체와 협조해 의료기관 공급을 안내하고, 의약품 유통 보고를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은 모자보건법상 허용 사유 외 낙태 전면 금지가 여성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취지였으며, 이번 약물 도입과의 관계는 기존 법제처 유권해석을 참고한다는 입장이다.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6개 정도 발의돼 있으며, 하반기 국회 논의가 예상된다.

도입에 반대하는 종교계·시민단체와도 정부는 사전 설명과 의견 수렴 등 소통을 이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