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임장비' 도입 논의 재점화…협회·국토부 "도입 계획 없다"

임장비 제도화는 법 개정 및 비용 기준 논의 필요해 아직 확정 안 돼 국토부는 임장비 현행 중개보수 외 별도 비용 인정하지 않는 입장 유지 전문가들 임장비 적정 범위와 사회적 합의 필요성 강조하며 제도 개선 촉구

2026-09-08     정상원 기자
지하철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공인중개사가 부동산 매물 현장 안내 시 별도의 비용을 받는 '임장비' 도입 논의가 다시 제기되면서 관련 쟁점이 부각되고 있다.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협회 중앙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개보수 체계와 관련해 임장 기본보수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등기부등본 열람이나 원거리 이동 등 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공인중개사가 부담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임장 활동에 대한 일정 비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부동산 투자 공부 등 목적으로 매수 의사 없이 여러 매물을 둘러보는 '임장 크루'가 늘면서, 중개업계에서는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현장 안내에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투입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임장비가 실제 도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졌고,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과 관련해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제기됐던 임장 크루 문제에 대한 질문에 김 회장이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하며, 협회 차원의 공식 기조나 추진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법 개정을 위해 국회나 국토교통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아직 관련 논의가 진행된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역시 임장비는 현행 중개보수나 실비 규정상 받을 수 있는 비용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개보수는 원칙적으로 계약 성립 이후에만 받을 수 있으며, 임장비 도입에 대해 협회와 협의하거나 검토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 제32조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업무에 대해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중개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별도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확인이나 계약금 반환채무 이행 보장 등에 들어간 비용만 실비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행규칙 또한 실비의 범위를 권리관계 확인이나 계약금 반환채무 이행 보장에 드는 비용으로 한정하고 있다.

임장비 도입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종호 회장은 지난해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도 임장 기본보수제를 협회의 주요 추진 과제로 언급한 바 있으며, 당시에는 고객이 임장비를 먼저 지불하고 계약이 성사될 경우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방식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공식 도입 요청이나 제도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임장비 도입에 대한 근거는 현행 제도상 없지만, 실제 거래 의사 없이 여러 매물을 둘러보는 현상으로 인한 중개업계의 부담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등기부등본 발급비나 이동 과정에서 실제 발생한 비용 등 일부 실비는 청구할 수 있지만, 중개업소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이를 받지 않아 무료라는 인식이 굳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범위와 적정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개 보수를 계약 금액에 따라 요율로 책정하는 현행 방식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등기 업무 등 추가적인 업무에 대해 기본 수수료를 설정하고, 복잡한 권리관계 검토 등 추가 업무에 따라 비용을 더 받는 구조가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