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3만호+α 공급 대책…‘신속 착공’에 전문가들 긍정 평가, 입주 효과는 제한적

착공 시점 앞당겨 공급 속도 혁신에 중점 둔 정책 방향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로 사업 지연 요인 줄여 공급 확대 기대 단기 시장 안정 위해선 금융·세제 정책과 수요 관리 병행 필요

2026-08-13     정인옥 기자
이억원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정부가 13일 수도권에 23만호+α 규모의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한 정책 방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핵심이 '공급 속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공택지와 도심 유휴부지 등에서 추가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인허가와 착공 절차를 단축해 실제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 사업의 착공 시점을 앞당겨 공급 체감을 높이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이 공급량 확대보다 공급 속도 혁신에 중점을 뒀다는 점을 언급했다. 함 랩장은 3기 신도시의 경우 후보지 발표부터 입주까지 약 8년, 서울 재개발·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약 13년이 걸린다는 점을 정부가 공급 불안의 구조적 원인으로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택지는 기존 평균 68개월이 걸리던 발표 후 착공 기간을 37개월 이내로 줄이는 모델이 제시됐으며, 이미 진행 중인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의 착공을 앞당기는 것이 실제 공급 체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잔금 대출 완화 등 지난달 부동산 토론회에서 제기된 요청 사항이 많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은 비아파트 규제 완화와 민간 부문 활성화가 시의적절하며, 무주택 서민들의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속도감 있는 개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 진행 과정을 국민에게 수시로 공개해 공급 확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절차를 간소화한 점도 전문가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 토지등소유자 통지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등 사업 초기 단계부터 속도를 높이려는 조치가 포함됐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단독 입찰 시 재입찰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사업 지연 요인을 줄이기로 한 것도 공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과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율 완화가 초기 단계에서 동의율 확보의 문턱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은 동의율 미달로 수년간 표류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감 효과는 수치 이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정비사업 속도를 저해하는 현장 애로를 실무자 관점에서 정확히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사업 속도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다만 실제 법안 개정과 일관된 행정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누적된 수요와 공급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는 만큼, 당장 입주 가능한 물량을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대책이 시장의 즉각적인 안정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주요 공급 물량이 인허가와 착공, 준공까지 최소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미 누적된 매수 대기 수요를 해소하기에는 공급이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입주 물량 부족에 따른 집값과 전월세 불안 등 문제를 해소하려면 중장기적인 공급 확대와 단기간 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함 랩장도 정부가 최단기 착공 모델을 적용하더라도 신규 후보지가 실제 입주 물량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규 택지는 중장기 시장 안정 카드이지 단기 처방으로 보기는 어렵고,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서는 환경 훼손, 교통 및 생활 SOC 확충 부담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 랩장은 대책의 성패는 발표된 공급량보다 정부가 인허가·보상·금융·정비사업 갈등을 실제 현장에서 신속하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의 패러다임을 '새로운 땅을 발표하는 것'에서 '이미 있는 사업을 최대한 빨리 주택으로 바꾸는 것'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이전 공급 대책보다 현실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서울의 주택 가격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세제 정책과 함께 수요 관리 정책의 정교한 조합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