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김씨 중고차 반환 소송...A사에 "매매대금 먼저 돌려줘야"

차주, 사기꾼에 속아 대금 송금 후 차량 반환 요구 소송 제기 2심과 달리 대법원, 매매대금 일시 귀속 인정해 원심 파기 법원, 차주 허위 외관 조성 행위가 거래 신뢰 저해 판단

2026-05-27     고천주 기자
서울

 

[뉴스토피아 고천주 기자]중고차 판매 과정에서 사기 피해를 본 차주 김모씨가 차량을 인도한 중고차 매매업체 A사를 상대로 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김씨가 업체에 매매대금을 먼저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김씨가 A사 운영자를 상대로 낸 자동차 인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본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사건은 2023년 11월 김씨가 '당근마켓'에 자신의 자동차를 470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자신을 A사 운영자라고 사칭한 성명불상자 B가 김씨에게 매수 의사를 밝혔고, 동시에 A사에도 중고차 판매를 제안했다. A사는 3850만원에 차량을 사들이겠다고 했으며, B는 김씨에게 서류와 차량을 A사 매장으로 가져오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B는 김씨에게 탁송기사인 척 행세해 달라고 요구했고, 김씨는 이에 응했다.

A사는 김씨 계좌로 3850만원을 입금했고, B는 김씨에게 세금을 이유로 대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B의 말을 믿고 돈을 송금했으나 돌려받지 못했다.

이후 김씨는 A사에 차량 반환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2023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자신이 사기에 속은 것이지 A사와 매매계약에 대한 의사 합치가 없었다며 차량 반환을 주장했고, A사는 매매대금 반환을 요구했다. 쟁점은 매매대금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광주

 

1심은 김씨가 돈을 돌려주고 A사는 차량을 반환하라고 판결했으나, 2심은 김씨에게 반환 의무가 없다고 보고 A사가 차량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매매대금을 받아 B에게 송금한 점에 주목하며, 매매대금이 일시적으로 김씨에게 귀속돼 직접 처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매매대금을 반환하면 자동차와 매매대금 모두를 잃을 위험이 있으며, 이는 통상적인 거래관념에 비춰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행위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위험을 알았거나 이를 무릅쓰고 돈을 반환했다면, 이는 매매대금이 귀속된 이후 별도의 처분행위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A사가 매수인으로서 일반적인 확인 조치를 취한 반면, 김씨는 더 많은 매매대금을 받을 생각으로 성명불상자의 요청에 따라 허위 외관을 조성해 A사의 신뢰를 저해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