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장암, '복합병리점수'로 추가 수술 여부 가른다…저위험군엔 추적관찰 권고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복합병리점수로 위험군 분류 기준 개발 복합병리점수 2점 이상 고위험군에서 림프절 전이율 급증 저위험군 고령 환자 수술 대신 추적관찰 권고
[뉴스토피아 정대윤 기자]국내 연구진이 조기 대장암 환자에서 내시경 절제 후 추가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발표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김희철·신정경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24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조기 대장암(T1)으로 내시경 절제술 후 수술까지 받은 1162명을 분석해, 수술 필요성을 평가하는 '복합병리점수'를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종양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복합병리점수는 내시경 절제 후 ▲림프관·혈관·신경 침범 여부 ▲종양 발아 5개 이상 ▲분화도 ▲암의 점막하층 2000마이크로미터(μm) 이상 침윤 ▲절제 조직 겉면에서 암조직 발견 등 5개 항목을 각각 1점씩 부여해 평가한다. 총 5점 만점 중 2점 이상은 고위험, 그 이하는 저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복합병리점수가 0점인 환자에서는 6.6%만이 림프절 전이가 있었고, 1점은 12%, 2점은 29.2%, 3점은 60%, 4점은 100%에서 림프절 전이가 확인됐다. 5점에 해당하는 환자는 없었다. 저위험군(0~1점)에서는 림프절 전이율이 9.5%였으나, 고위험군(2점 이상)은 33.5%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내시경 절제 후 암이 림프관이나 혈관, 신경을 침범한 경우 주변 장을 추가 절제하는 수술이 표준 지침이었다. 하지만 조기 대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94.9%에 달하고, 내시경 절제 후 추가 수술을 받은 환자 중 80~90%에서 림프절 전이가 없었다는 보고가 있어 치료가 과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구팀은 복합병리점수 0~1점인 저위험군 환자가 고령이거나 동반질환 등으로 수술 부담이 큰 경우, 무리하게 수술하기보다 추적관찰이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김희철 교수는 "암환자라도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를 가려 수술하는 게 당연하다"며, 암환자의 삶의 질과 자기 결정권을 높일 수 있는 정밀한 수술 기준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2008년 개원 이래 환자 경험과 삶의 질을 치료 성과의 핵심 요소로 삼아 관리해 왔다. 2024년에는 삼성화재와 함께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개소해 관련 연구와 지원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독일 샤리테 병원과 2024년부터 격월로 환자자기평가결과 세미나를 공동 개최하며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최대 암 임상연구 기관(EORTC)과 한국형 PRO 도구 번역의 표준화·질관리를 담당하는 공식 파트너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환자 중심 가치 기반 의료 국제 표준을 제시하는 비영리 기구 아이촘(ICHOM)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뉴스위크가 2025년 발표한 세계 암병원 순위에서 2년 연속 세계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