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부당대출 2334억원…국민·농협도 1541억 부당 취급

금감원, 정기검사 통해 시중은행 부당대출 대규모 적발

2025-02-04     정상원 기자
금융감독원이

 

[뉴스토피아 정상원 기자]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게 총 730억원의 부당대출을 취급한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지난해 알려진 부당대출 액수(350억원)에서 380억원이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이외에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에서도 각각 892억원, 64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총 1541억원)이 발견됐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같은 내용의 '2024년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이 현장검사를 통해 확인한 우리·국민·농협은행의 부당대출 금액은 총 3875억원(48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금감원이 정기검사를 통해 확인한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우리은행 부당대출은 기존 350억원에서 730억원으로 늘었다. 이중 451억원(61.8%)은 2023년 3월 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취급된 것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리은행 부당대출 730억원 중 338억원(46.3%)이 이미 부실화됐으며, 나머지도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감원은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런 시중은행들의 부당대출이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이 행장 재임 시절 대폭 완화시킨 여신 관련 징계기준을 현재까지 방치해 여신 관련 사고자 상당수가 견책 이하의 경징계를 받는데 그쳤다. 오히려 징계예정자에 대해 합리적 기준 없이 제재 완료 전에 포상・승진을 시행함으로써 인사의 공정성을 저해했다.

아울러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혐의를 인지하고도 이를 금융당국에 5개월간 미보고했고, 이에 따라 금감원 검사·검찰 수사가 지연됐다.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NH・KB・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에서 단기성과에 치중하는 경영방침, 건전성・리스크관리 경시, 온정적 징계 등 느슨한 조직문화가 금융사고 반복 및 불건전 업무행태의 원인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은 정기검사를 통해 확인된 부당대출 취급 등 위법 사항에 대해 엄정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