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이찌엔 푸바오”...비와 눈물 속에 오늘 중국으로 떠난다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 모친상에도 푸바오와 중국까지 동행

2024-04-03     정인옥 기자
3일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한국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용인푸씨’ 푸바오가 3일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돌아간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생활한 지 1천354일 만이다.

3일 에버랜드 등에 따르면 푸바오는 이날 오전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미진동 특수차량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한다. 푸바오는 지난 2020년 7월 20일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국내 첫 자연 번식 출생 판다로, '용인 푸 씨' '푸공주' 등으로 불리며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자이언트 판다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태어난 판다는 만 4세 이전에 중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에 따라 이날 한국을 떠나게 됐다.

에버랜드는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20분간 판다월드~장미원 구간에서 푸바오 배웅 행사를 열었다. 푸바오가 탄 차량은 판다월드에서 장미원까지 천천히 이동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시민들은 차에 실린 푸바오를 볼 수 없지만 대신 장미원에서 사육사들이 푸바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등 인사를 했다.

이날 오전부터 내린 비에도 팬들은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해 우산을 쓰고 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푸바오가 차량을 타고 떠나는 모습에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보였다.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오늘 아침 루이·후이(푸바오 동생)에게 ‘아이고, 너희가 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했다"며 감정에 북받친 듯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새로운 곳에서 잘 적응하길 바란다”며 “할부지에게 와줘서 고맙다. 새로운 터전에 도작할 때까지 곁에 있어줄게”라고 말했다.

송영관 사육사도 “우리는 기쁘게 만났고, 소중한 추억을 쌓았고, 슬픈 이별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푸바오와 1354일 간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푸바오는 중국 측이 제공한 전세기에 올라 중국으로 떠나게 된다. 이날 오후 중국에 도착하는 푸바오는 앞으로 쓰촨성에 위치한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에서 생활하게 된다.

한편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중국 반환을 하루 앞둔 전날 모친상을 당하는 갑작스러운 비보에도 예정대로 푸바오와 동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버랜드 한 관계자는 "강 사육사에게 모친의 장례를 치르라고 권고했으나 강 사육사가 '돌아가신 어머님께서도 푸바오를 잘 보내주길 원하실 것'이라는 가족들의 격려를 듣고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