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태 금고지지 구속...檢, 자금흐름 추적

법원 "범죄 혐의 소명, 도주 우려"

2023-02-14     정인옥 기자
쌍방울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51)씨를 구속하고 수백억원대 횡령액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현 회장, 방모 부회장과 함께 그룹 자금을 관리한 김씨 신병을 차례로 확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4인은 검찰 수사가 임박하자 해외로 도피했다가 최근 차례로 송환됐다.

김씨는 김 전 회장과 공모해 쌍방울 계열사에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부정거래를 하는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또 회사 자금을 횡령하거나, 그룹 임직원 명의로 만든 비상장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등 배임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2019년 당시 대북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수원지법 김경록 영장전담 판사는 13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김씨에게 “귀국해서 솔직하게 증언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도 지난달 태국에서 체포될 당시 “이 대표는 전혀 모른다” 등으로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최근 검찰 조사에선 심경 변화를 보이며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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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김 전 회장의 매제로, 자금 전반을 관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쌍방울 사정을 아는 인사는 "김씨는 김 전 회장의 주식 등 개인 자금을 관리했고, 쌍방울 그룹 자금은 A부회장이 담당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북한 황해도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부터 먼저 요구받은 사안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표와 여러 차례 전화통화한 적이 있다고도 진술했다고 한다.

한편,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심복'으로 불리는 수행비서 박모씨도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 6대를 압수해 분석 중이며, 이 중 2대는 김 전 회장이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행비서에 이어 전 재경총괄본부장까지 구속되면서, 검찰은 쌍방울의 자금 흐름을 쫓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