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보고서 삭제 의혹’ 서울경찰청 전 정보부장 소환
특수본, 김광호 등 '윗선' 연루 여부도 수사
[뉴스토피아 남희영 기자]‘10.29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을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박 전 부장은 이날 오전 10시 특수본에 출석해 휴대폰 포렌식을 받은 뒤 오후에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박 전 부장은 이태원 핼러윈 기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한 정보보고서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특수본은 박 전 부장이 정보보고서 삭제를 지시했는지와 회유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 전 부장은 조사를 1분쯤 앞두고 특수본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1층에 도착했다. '정보보고서가 작성된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등과 관련해 박 전 부장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하고 청사로 들어갔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26일 이태원 핼러윈 기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한 정보보고서가 작성됐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참사가 발생하자 보고서가 삭제됐다. 박 전 부장은 참사 후 서울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이에 삭제 정황을 확인한 특수본은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용산서 전 정보과장·계장은 직원 PC에서 정보 보고서 원본을 삭제하게 한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다만 지난 11일 숨진 채 발견된 전 정보계장은 ‘공소권 없음’ 처리할 예정이다.
특수본은 이날 박 전 부장을 상대로 해당 정보보고서가 작성된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만일 보고서 작성 사실을 알고 메신저 대화방에서 삭제 지시를 했다면 증거인멸의 고의성이 입증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이모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도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특수본에 출석했다. 이 팀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1시8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휘권을 선언하기 전까지 현장을 지휘했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골든타임’을 사고가 발생한 오후 10시15분에서 45분 지난 오후 11시까지로 보고 있다. 골든타임 대부분을 이 팀장이 지휘한 만큼, 구호조치의 적절성을 따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