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일, 광화문에 조선총독부.일장기 그림 내 건 서울시...비난 봇물
‘오늘자 미쳐버린 광화문 근황’... 광화문 버스정류장 표지판 논란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최근 시민들을 위한 광장으로 재개장된 서울 광화문 광장 버스정류소에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와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설치돼 비판이 거세다.
30일 세종문화회관 버스정류장에는 과거 경복궁 자리에 설치됐던 조선총독부 그림이 게재됐다. 후지산과 일본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합쳐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늘 자 미쳐버린 광화문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29일 더쿠, 인스티즈, 인벤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해당 게시글에는 "광화문 앞 버스정류장에 조선총독부랑 일장기가 그려 넣어져 있다. 제정신일까?"라는 말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실렸다.
사진 속 버스정류장 표지판에는 북악산 너머에 붉은색 동그라미와 막대로 표현된 해가 그려져 있고, 현재의 광화문과 경복궁 대신 조선총독부 청사에서부터 육조거리가 시작되고 있다. 특히 해당 사진이 공유된 날은 대한제국이 일본에 국권을 상실한 날인 경술국치일(1910년 8월 29일)이었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해당 사진이 공유되자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이 빗발쳤다.
누리꾼들은 "심각하다", "꼭 넣어야 했다면 독립운동가나 3·1운동을 위해 사람들이 모인 모습 등을 넣지 왜 욱일기를", "일장기를 넣은 연출은 비판받아야 한다", "치욕스러운 역사를 미화해서 그려 넣은 게 문제다" 등 비판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측은 "30년 전 문화재청에서 복원한 사진을 지난해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을 맞아 전시했었다"면서 "그 사진을 기반으로 아티스트에게 작품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뢰할 때 정치적이거나 선정적이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논란될 만한 것을 없애고 자연물 위주로 다뤄달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일장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대해서는 "태양이 아니라 디자인 요소 중 하나로, 인접한 2개의 사각형과 함께 길과 문을 사각과 원의 형태로 디자인한 것"이라면서 "(과거를) 극복했기 때문에 현재가 있다고 여겨 담담하게 채택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