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靑 폐쇄 실패한 결정, 국가 품격 떨어져...그 값 치러야 할 것”

[뉴스토피아 정인옥 기자]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촬영한 패션 화보가 공개된 가운데,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절차와 과정, 기대효과 면에서 모두 실패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느 외신과 청와대 이전과 관련한 서면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비록 쿨하지 못해 보이고 훈장질이라도, 역사적으로 분명히 밝혀 둬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이렇게 글을 남긴다”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은) 청와대라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상징적 공간을, 과반의 국민적 동의 없이 폐쇄한 것”이라며 “다만 폐쇄하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개방이라는 허울로 포장하여 역사적으로 단절시켜 버린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러한 권한은 누구도 부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급조한 개방행사, 관람객들의 쓰레기 하나 제대로 대처 못하는 관리부실의 문제, 총독관저 모형 복원 논란, 상업광고 촬영과 같은 설익은 활용 계획은 부정 여론을 더욱 공고하게 한다"며 “결국 청와대 폐쇄는 아마도 윤석열 정부의 시작은 물론, 정부가 끝난 이후에도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며 그 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한민국, 청와대는 영욕의 공간”이라며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대한민국 최고권력의 상징적 공간이었다. 그 모든 시대가 아름다웠던 것은 물론 아니다. 지우고 싶고, 가리고 싶고, 숨기고 싶은 역사도 그 안에 있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하지만 그 또한 역사”라며 “미국이 백악관을 영국에게 점령당했었다고 폐쇄하지 않았듯이, 역사는 그러한 치욕까지도 유지하고 보존돼 새로운 시대 새로운 권력에게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든 이유는 식민지 백성들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면서, 대한제국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새 권력인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호감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며 "과연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어떤 이유냐"고 물었다.

그는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고 사쿠라(벚꽃)를 심고, 벚꽃 가지를 흔들며 야간 개장행사를 했듯이 아마도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청와대와 용산 사이에서 엄한 짓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는 문화재청과 협업해 청와대 본관·영빈관·상춘재·녹지원 등에서 촬영한 화보를 이날 공개했다. 화보 촬영에는 모델 한혜진을 비롯해 김원경, 김성희, 오송화, 이애리 등이 참여했다.

한혜진은 2층 접견실, 영빈관, 녹지원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특히 그는 영빈관에서 꽃송이들이 달린 모양의 분홍 드레스를 입고 의자에 누워있는 자세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