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14시간 檢 조사... “천화동인 1호는 내 개인 법인”

'절반은 그분의 것' 녹취 논란엔 "사업자 갈등 차단용으로 언급한 것"

2021-10-12     남희영 기자
성남

 

[뉴스토피아 남희영 기자]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2일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전날 오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지 14시간 만이다. 김씨는 불법 로비 의혹의 핵심 근거로 여겨지고 있는 동업자 녹취록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48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오전 10시부터 12일 0시를 넘어서까지 1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실 여부를 성실히 설명했다. 천화동인 1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화천대유 소속이고 화천대유는 제 개인 법인”이라고 강조했다.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 분 것’이라고 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내쪽으로 구사업자 갈등이 번지지 않게 하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의 돈 문제 갈등이 자신 쪽으로 튀지 않게 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보인다.

김씨는 “(정 회계사와는) 한 번도 진실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며 2019년부터 그가 녹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로비로 의심받을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선 “계좌 추적 등을 해보면 사실이 아닌 걸 다 알 수 있어서 그랬다”며 “(정 회계사가) 민사적으로 녹취록을 사용할 줄 알았는데 정치적, 형사적으로 사용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은 “초기 운영비나 운영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했고 불법적으로 쓴 건 없다”며 화천대유 자금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사비로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유언비어이고 억측”이라고 부인했다.

또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에게 수표 4억원을 건넨 건 “2019년에 3억원 빌린 걸 올 초에 상환한 것”이라며 권순일 전 대법관의 역할에 대해선 “저희 회사가 법조 관련 인수·합병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분 자문과 도움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구속수감된 유 전 본부장도 불러 김씨 조사 내용을 교차 확인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씨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3일 구속됐다. 두 사람간 대질 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에게 제기된 의혹이 상당한 만큼 조만간 그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