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부적합 원전부품 사용, 또 다시 구멍 뚫린 원전

신고리1, 2호기 신월성1, 2호기 품질검사 미시행 제품 사용에 대해

2014-03-27     김영식 기자

지난 3월 26일(수), 환경운동연합은 '부적합 원전부품 사용, 또 다시 구멍 뚫린 원전'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고 현재 대한민국 원전 산업에 관해 크게 우려를 표했다. 다음은 환경운동연합의 논평 내용이다.

(내용 중) 25일 한국수력원자력은 두산중공업이 신고리1, 2호기와 신월성1, 2호기에 공급된 일체형 헤드집합체 일부 부품의 추가확인시험이 수행되지 않은 사실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즉, 해당부품을 원전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제품인지 품질검사를 수행한 후 사용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원전부품 관련 각종 비리 사건이 발생했고, 여러 조치들이 취해졌다. 그럼에도 또 부품의 품질검사 관련 문제가 발견되었다는 점은 그동안 정부가 내놓았던 대책들의 또 다른 구멍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만 아니라 지난 번에도 한빛 2호기 불량 용접을 해서 원전이 중단되는 사태를 발생시킨바 있다. 사실상 국내 원전건설에 있어 독점적으로 원자로를 비롯하여 원전 관련 핵심 시설과 부품을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이 가장 기본적인 부품의 품질검사를 하지 않은 것은 안전 불감증이 제조과정부터 팽배해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는 원자로를 제작한 두산중공업이 스스로 이 문제를 보고해서 문제가 드러났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시스템에서 운영사인 한수원이나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관리감독 기능의 부실 및 사각지대가 여전함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문제의 경위와 해당품목들의 안전성평가를 진행하고 후속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뒤늦게 해결책을 내놓는 사후약방문의 처방으로는 고질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원전의 부품비리와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수원은 이번 부품들이 단순기능을 하는 부품이어서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해당 부품 그 자체로 보면 당장의 안전성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지만, 원전은 작은 부품 하나의 결함으로도 고장과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냥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번 기회에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 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번 사건만 잘넘기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반복되는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두산중공업과 한수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또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전에서 비리, 불량, 짝퉁, 무검증 부품들이 사용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출처 : 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