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향년 97세 별세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장례
[뉴스토피아 정대윤 기자]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가 10일 오후 11시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향년 97세에 숙환으로 별세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밤 “이 여사가 오늘 오후 11시37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소천하셨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올해 3월부터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앓고 있던 간암 등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2년 유복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전 문과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후 미국 유학을 다녀와 이화여대 사회사업학과에서 강의를 맡았던 엘리트 여성으로 ‘국내 1세대 여성운동가’로 불렸다.
1950년대 초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 창설을 주도했고, 미국 유학 직후인 1950년대 말에는 대한여자기독교청년회(YWCA) 총무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이 여사는 1951년 김 전 대통령과 학술모임에서 만나 YWCA 총무로 있던 1962년 당시5·16 쿠데타로 정치낭인에 불과했던 그와 결혼식을 올렸다.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네 번째 도전 끝에 대선에서 승리하고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퍼스트레이디’가 된 이 여사는 가정폭력방지법과 남녀차별금지법 제정, 그리고 여성부 창설 등 한국 여권을 비약적으로 신장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여사는 청와대에서 나오고 김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서거한 뒤에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아오며 민주화진영의 큰 어른으로서 소임을
이 여사는 병상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한 모습으로 임종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여사님께서 가족들의 찬송가를 따라 부르려고 입을 움직이시면서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