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아니면 모?’
만족도 불만도 문제해결도 ‘극단적’으로 해버린다
[뉴스토피아 = 박다빈 기자]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길이나 일의 진행이 끝까지 미쳐 더 나아갈 데가 없는, 또는 그런 것을 ‘극단적’이라고 한다. 보통 죽기 직전의 상황이나 있는 힘을 다하고 난 뒤 우리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우리사회는 더 나아가기도 전에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흔히 극단적인 표현으로 ‘도 아니면 모’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러나 전통 윷놀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게 하는 확률의 원리를 통해 진행된다. 4개의 윷 중 한 개가 결과를 좌우하듯 우리의 선택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한다.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 노력해야 한다. 상황이 바뀐다고 해서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불확실한 상황일수록 단순하게 계획을 세우고 빨리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극단적 이기주의
···친족 상대 강력범죄 증가
‘나만 살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주의가 판을치는 세상이다. 가구 구성이 핵가족에서 1인 가구로 점차 변하면서 이기주의와 대화 단절로 가족 간 관계도 변화하고 있다. 심지어 가족 간의 사소한 다툼과 불화 등으로 시작해 폭력·살인 등 입에 담기조차 살벌한강력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점차 증가
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2년 2만3789건,2013년 2만5351건, 2014년 2만5065건으로 살인·성범죄 등으로 2014년 전체 강력범죄는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동거친족·기타친족 간 강력범죄는 2012년 1013건,2013년 1138건, 2014년 1138건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아직 우리말에서 ‘나’ 보다 ‘우리’ 라는 집합 대명사가 더 자연스럽게 쓰여지고 있다. 그러나 처절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시대에서 극단의 이기주의는 우리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벌한 양상이다.
친족 공동체의 유대관계를 중시하던 우리문화가 초저출산 고령화로 점차 ‘1인 가족’형태로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친족 상대 강력범죄는 가족의 붕괴를 불러오는 심각한 현상이다. 가족을 다시 복원시키는 사회적노력과 국가의 정책적 개입이 시급해 보인다.
극단의 만족 위한 ‘벌크 소비’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극단적인 벌크(bulk)형 소비도 자리잡고 있다. 혹시 닥칠지모르는 경제적 불상사에 대한 불안감을 사람이 아닌 물건이나 음식을 통해 저렴한 가격의 대용량 제품을 구입해 집에 쟁여두고 알뜰한 소비를 했다는 정신적 만족감과 위안을 얻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벌크’는 ‘정품’과 동일하지만 박스 포장이아닌 비닐봉지 포장 등으로 판매되어 정품과 같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있다.그러나 벌크제품은 품질보증서나 AS 관련 사항들이 없기 때문에 A/S 기간이 정품보다 짧거나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매우 효율적인 구매임과 동시에 제 값
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수 있다. 현명하게 선택한 ‘벌크 소비’가 아니라면 자칫 낭비가 될 수도 있다.
우울증·반사회적 성향, 극단적 범죄로 이어질 수도
우울증을 앓고 있던 30대 주부가 어린 자녀를 살해하거나, 정신질환자인 아들이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조현병 여중생이 초등학생을 유인해 살해·유기한 사건 등이 잇따라 전해졌다. 길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흉기를 휘두르거나, 길가는 노인과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등의 사건 소식
도 자주 들린다.
특히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 정도로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고,우리나라에도 약 5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현병은 최근 일부 반 사회적 성향이 결합한 환자들이 저지른 극단적인 살인사건들로 사회적 인식이 악화되고 있지만 발병 초기 치료 시 정상적인 사회복귀가 가능하고 강력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거나 하진 않다고 한다. 지난해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나 인천 초등생 사건 등의 경우 특수한 경우라는 것이다.그러나 우울증이나 반사회적 성향의 극단적 흉악범죄가 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은 날로 커지기만 한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해지면서 범죄의 유혹에 빠지거나 쌓인 불만과 억압을 범죄로 표출해 해소하려는 극단적 행동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힘든 현실을 핑계로 극단적 방안의 하나인 범죄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합리화될 수 없다.
흑과 백, 그 사이에는 다양한 색이 있다
지난해 10월 26일 tvN(CJ) ‘혼술남녀’가 종영한 다음날 신입 조연출이 입사한지 8개월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그의 죽음을 놓고 회사 측은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나약한 개인의 자살’이라는 반면 유가족 측은 ‘심각한 제작 환경, 장시간노동, 그리고 언어폭력과 괴롭힘 등 군대식 조직문화로 인한 사회적 살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살’이라는 행위는 어찌보면 끝없이 반복되는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버리고자 선택한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다.노력과 결과에 대한 부정적 악순환이 반복되거나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불행을 극복하지 못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단정 짓게되는 것이다.우리 사회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힘든 행복하지 못한 사회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국은 ‘OECD 국가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달고 다닌다.
국내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 당 58.6명(2015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자살률(26.5명)의 2배나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국가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9년째 청소년 사망원인 부동의 1위도 자살이다.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8.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통계가 나온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과 자살시도는 우울, 불안 및 분노, 적대감 등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들은 미성숙하기에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적절히 다스리지 못하고 파괴적 행동으로 나타내는데, 파괴적 행동이 자신을 향할 때 충동적인 자살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청소년들은 여전히 학교와 가정, 일상 전반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생명을 포기하려 한다. 그러나 정부는 청소년 자살 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비전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 ‘흑과 백’ ‘모 아니면도’와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그 사이에 있는 다양한 빛깔과 상황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다양한 색을 볼수 있는 눈을 갖도록 하는 일이 우리 모두의 몫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위기를 기회로
트럼프 시대의 개막으로 세계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게 됐다며 불안해한다. 한국도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뽑아야 할지,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결혼을 언제 해야 할지,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할지 등 많은 불확실에 대비한
선택으로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바로 ‘불확실성’. 그러나 오히려 기회가 될 수있다. 기업에서 경영자가 불안해하면 구성원 또한 불안해진다.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함에 국민들이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더 단순하고 단호한 대처와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불안함에 내린 단순한 결정이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는 것도 이러한 최근 사회 분위기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 노력해야 한다. 상황이 바뀐다고 해서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단순하게 계획을 세우고 빨리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S
[뉴스토피아 = 박다빈 기자 / nwtopia@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