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차 청문회]불편한 진실, 엇갈린 증언

엇갈린 증언, 운영 문제점, 국정원과의 관계, 청해진해운 갑질, 징계 부실검사 등

2016-03-29     정대윤 기자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제2차 세월호 청문회가 이틀동안 열렸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8일과 29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청문회를 개최했다. 28일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여객영업부 직원이자 참사 생존자인 강혜성씨는 선사 쪽에서 “그대로 있으라”는 대기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강씨는 “사고 당일 오전 9시26분 양대홍 여객부 사무장(사망)이 무전을 통해 ‘10분 후에 해경 올거야. (승객들) 구명조끼 입혀. 선사 쪽에서 대기 지시가 왔어. 추가 지시 있을 때까지 구명조끼 입히고 기다려’라고 말했다”다며 “양 사무장이 지시를 하기 전 무전기 채널을 바꾸라는 은어 CC를 말했고 남들이 쓰지 않는 5번 채널로 바꿔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해 충격을 줬다.

또 사고 직후 청해진해운 해무팀 홍 모 대리와 직접 통화를 했다는 강씨는 “홍모 대리와 통화 할 때 사고가 나 배가 기울었다고 말하자 홍 대리가 ‘장난치지 말라’고 했다”며 영업부 직원들의 희생에 누가될까봐 2년간 함구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유가족들에게 사죄 발언을 신청 한 후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하루빨리 사고 원인 등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준석 전 선장은 이날 검찰 진술과 달리 “당시 2등 항해사에게 퇴선명령을 지시했다”고 말을 180도 바꿨다. “검찰 조사를 받을 때는 반성하는 의미로 했던 행동을 안 했다고 진술했다”고 해명했다.

이들의 엇갈린 증언에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이튿날인 29일 오전 청문회는 선박 도입 및 운영 과정 문제점을 주제로 ▲청해진 해운 증선 인가·증개축 승인·정기검사 관련 부실 ▲국정원 보안점검 업무 등에 대해 다뤄졌다. 전종호 선임검사원 등 한국선급 관계자 4명, 김영소·박성규 선원해사안전과장 등 인천항만청 관계자 3명, 안기현 해무이사·김재범 기록관리팀장 등 청해진해운 관계자 6명, 장지명 인천해경 해상안전과장 등 증인 14명이 참석했다.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김진 청문위원은 “항만청 해사안전과장이 잘못된 인가 신청을 거르지 못하면 더이상 문제를 제기할 기관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 10년간 총 11건의 사고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이 거짓 정보를 담아 제출한 사업계획서 및 검토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승인 인가 및 증개축 인가를 내줘 세월호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김진 청문위원은 청해진해운의 증선 인가 과정과 세월호 증개축 승인에 책임을 지고 있었던 박성규 전 인천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장에 대해 “변조된 계약날짜나 총 톤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합의각서 등 변조된 서류로 청해진해운이 인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는데, 선사가 속이려 들면 항만청은 속아 인가를 내줄 수 밖에 없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외국에서 들어온 중고선박의 경우 선박 판매회사에 기본적인 선박 재화중량톤수 등의 기본 정보를 요청해 확인하기 힘들다”면서도 “지금껏 잘못 인가 신청된 것을 놓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또한 특조위 김진 위원은 전종호 한국선급 선임검사원·이상락 등록선업무팀장 등을 상대로 당시 세월호의 증개축 과정에서 부실 검사 여부를 질문하며 세월호 부실 검사 등이 만연했지만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항만청 김영소 과장의 경우도 감봉 2개월 조치만 받았으면, 박성규 과장은 징계를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박종운 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장은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도입하던 과정부터 국정원과 ‘특별한 관계’였다며 “세월호만 유일하게 해상사고 시 국정원에 보고하도록 돼 있으며, 세월호를 일본에서 가져왔을 때도 연락망에 국정원 인사가 포함된 것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재범 청해진해운 기획관리팀장 등 청해진 관계자들은 “처음본다. 잘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국정원과의 연관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박 소위원장은 “접대기록, 영수증, 업무 일지 등에 청해진해운이 국정원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수시로 접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김 팀장은 “인천 연안 여객선 식당 등에서 국정원 관계자들을 우연히 마주치면 그 사람들이 밥을 사서 우리 역시 미안해서 밥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세월호 특조위는 앞으로 3차 청문회 개최와 특검 등을 통해 안전사회건설을 위해 한걸음 더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 nwtopia@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