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의 기름 악몽, 또 다시 재현되나

지역 주민과 당국의 노력에도 기름 제거 힘에 부쳐

2014-02-03     이성훈 기자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로 현지 신덕마을 주민들이 불안에 빠져 있다.

지난 설 연휴(1월 31일) GS칼텍스 원유2부두에서 당시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의심되는 유조선이 송유관과 충돌하면서 사고가 일어났다.

여수해경은 GS칼텍스 현장 관계자와 파공시설을 조사한 결과 원유 이송관이 파손되면서 원유, 나프타, 유성혼합물 약 16만4000리터 가량이 해상에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여 년 전 ‘시 프린스 호 기름 유출 사고’ 당시 많은 고생을 감당해야 했던 신덕마을 주민들은 피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는 한편, 정부 당국의 지지부진한 대처에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명절도 잊고 기름 제거 작업에 몰두하였으나,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해안에 흘러 들어온 원유를 걷어내는 가운데 구토와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 주민도 발생하고 있다.

임송학 해양수산부 과장은 “아직까지 기름의 일부가 조류의 흐름이나 바람의 영향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갯벌이나 모래, 갯바위 틈에 껴있는 기름 잔량에 대해서는 과거의 경험상으로 볼 때도 기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일부 추정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해양오염 영향 조사를 실시하여 방제조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