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의원' C형 감염자들 집단소송 추진

82명 중 39명 한 알에 60만원인 '하보니'로 치료해야

2015-12-08     남희영 기자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80명이 넘는 C형간염 환자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은 위생 상태는 물론 원장이 아닌 원장 부인이 진료를 주도하고 수액주사 위주의 치료로 비정상적인 병원운영을 해왔다.

이에 다나의원에서 집단 감염된 C형간염 환자들이 수천만원에 이르는 치료비 마련에 집단소송에 나섰다. 이와 함께 환자들은 정부에 치료제의 신속한 건강보험 등재를 요구하고 있다.

8일 간사랑동우회 등 환자단체에 따르면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에 감염된 환자들이 단체 소송을 위한 변호사 선임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C형간염 감염자는 모두 82명으로, 그 중 39명은 치료가 다소 까다로운 1a 유전자형으로 밝혀졌다.

현재 전문가 사이에서 가장 효율적인 1a형 C형간염 치료법으로 인정받는 의약품은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로,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내성 없이 높은 비율로 C형간염 환자를 완치한다는 게 제약사 측의 주장이다. 그런데 이 약은 아직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아 12주 치료에 총 4만2000달러(약 4900만원), 한 알에 60만원으로 비싼 가격이 문제이다.

거액의 약값에 환자들은 감염을 일으킨 다나의원에 소송 등을 제기해 치료비를 받아내겠다는 입장이지만 80명이 넘는 환자에게 총 수십억원에 달할 치료비를 다나의원이 모두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 환자들의 국고로 지원할 근거 규정이 없어 치료비를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보험급여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의약품의 건강보험 등재 일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국의 방침이 이렇자 일부 환자들은 우리나라에서 허가받지 않았어도 반입할 수 있는 비슷한 의약품을 해외에서 구매해 들여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위험성도 우려되고 있다.

한편 이번 나나의원 사태로 인해 의료계는 ‘면허신고 강화’ 등 자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 nhy@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