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법은 대화 내용이나 전하고자 하는 주요 키워드를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어 일상생활이나 조직단체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그동안 ‘비유란 무엇인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교과서적 도서는 많았지만 비유를 실제 상황에서 ‘보다 기술적’으로 연마할 수 있도록 비유 사용법의 이해와 활용도를 돕는 방법론에 대한 책은 없었다.
비유는 일반적인 설명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성과 감성 상태를 자세하게 표현하는 ‘결정적 한 방’이다. 감성이 풍부하고 표현력이 다향한 사람일수록 비유법에 접근하기 쉽다. 그렇다면 감성과 표현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작년 12월에 출간된 <비유는 나의 힘>은 비유법의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 시작해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 ‘활유법’ 등 다양한 비유법을 설명하고 각각의 자세한 예시를 제시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또 세계가 주목한 유명 리더들과 그들이 사용한 여러 가지 비유 섞인 말들을 나열하고, 비유법이 쓰인 글들을 통해 사회적 지위나 장소, 분위기 쇄신, 사용 목적(설득, 칭찬, 비난, 보고, 정보전달 등) 등 상황에 따라 좋은 비유법을 활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결과에 대해서도 소상하고 신중하게 알린다.
본래의 말과 글, 즉 비유가 빠진 말과 글이 약간 싱거운 맛이라면, 비유가 사용된 말과 글에서는 쫀득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음식의 재료로 표현하자면 소금이나 설탕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비유를 할 때에는 주요 대상과 비교 대상의 적절한 선택이 중요한데, 책은 본문 가장 처음에 2005년 청룡영화제를 통해서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영화배우 황정민의 밥상 수상소감을 이야기한다.
“전 항상 사람들에게 그래요,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구. 왜냐면, 60여 명이나 되는 스텝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럼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제가 한 거는... 이 여자(트로피) 발꼬락 몇 개만 떼어 가면 제 거 같아요.(…중략…)” - p.016 ‘생각의 바다에 띄운 항공모함, 비유’ 中
영화배우 황정민의 수상소감은 대단했다. 각종 패러디를 비롯한 ‘밥상 신드롬’이 생겨났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저자는 지난날의 수상소감을 다시 한 번 들춰내며 ‘일개 나부랭이’, ‘밥상’, ‘발꼬락 몇 개’ 등과 같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 속에 숨은 비유의 가치와 비유가 지닌 힘을 아주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더불어서 예수 그리스도, 윈스턴 처칠, 덩샤오핑, 존 F. 케네디, 애덤 스미스 등 세계사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의 비유뿐 아니라, 김대중, 김종필, 박근혜 등 국내 내로라하는 정치 리더들이 사용한 비유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비유의 모든 것을 이 책 한권에 실었다. 특히 실제 상황에서의 적합한 비유법 구사율을 높이고자 독자들의 비유법 실습을 유도하는 부분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 독서의 집중도와 책의 활용도를 높인다.
책은 비유를 통한 표현의 자유가 가득한 ‘랭귀지 프로세서’를 제공한다. 독자는 책 제목 <비유는 나의 힘>처럼 단순한 만담꾼에서 어느 순간 ‘good speaker’가 되어 군중에 둘러싸여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 aheree@newstop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