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책 먹는 여우
[화제의 책] 책 먹는 여우
  • 이애리 기자
  • 승인 2015.01.0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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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사랑이 책에 대한 식욕으로까지 번진 여우 아저씨 이야기

▲ 여우 아저씨는 책을 끝까지 읽고 난 뒤에는 소금 한 줌, 후추 조금을 뿌려 꿀꺽 먹어치우는 습관이 있다. 마음껏 책을 읽고 먹고 싶어진 여우 아저씨는 도서관으로 눈을 돌리는데…….ⓒ주니어김영사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책 먹는 여우의 행복한 책읽기!

책을 지극히도 좋아하는 여우 아저씨는 책을 다 읽은 후엔 소금과 후추를 뿌려 먹어치움으로써 교양에 대한 욕구뿐만 아니라 식욕도 해결했다. 하지만 책을 먹을수록 식욕이 더욱 왕성해지니 가난한 여우 아저씨는 책값을 감당하느라 더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네 서점을 서성이던 여우 아저씨는 기가 막힌 종이 향기가 나는 도서관을 발견하게 된다. 신나게, 양껏 책을 읽고 먹을 수 있는 도서관은 여우 아저씨에겐 천국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사서에게 들킨 뒤 여우 아저씨는 도서관 출입 금지를 당하게 된다.

광고지나 싸구려 신문지 때로는 폐지 수집함을 뒤지면서 배고픔을 달래던 가련한 여우 아저씨는 급기야 영양실조로 그 윤기 나던 털가죽은 빛이 바래고 소화불량에 걸린다. 도서관에서 저지른 일 말고는 늘 점잖은 시민이었던 여우 아저씨는 견디다 못해 동네 서점을 털게 되는데…. 일명 서점털이 강도!

강도짓을 한 게 들통 나 교도소에 보내진 여우 아저씨는 '독서금지'라는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떠오른 기발한 생각은 자기가 직접 글을 쓰는 것! 피와 살이 되었던 엄청난 독서량을 바탕으로 쓴 여우의 글은 감방을 지키던 교도관을 감동시키고, 교도관은 출판사를 차려 여우를 작가로 성공시킨다. 여우 아저씨의 뛰어난 작품은 온 세상의 주목을 받고 수많은 평론가의 연구 대상이 된다. 백만장자가 된 여우 아저씨는 과연 원 없이 책을 사 읽게(사 먹게) 되었을까? 아니다, 여우가 가장 좋아하는 식사는 바로 자기 자신이 쓴 책이었다.

 

우화를 잊은 이들에게 선사하는 현대적인 감각의 새로운 우화

<책 먹는 여우>는 ‘이솝 우화’를 우화의 전부로 아는 이들에게 선사하는 새로운 감각의 현대 우화다. 책을 쓰는 인간보다 더 책을 사랑하는 여우(물론 그가 책을 사랑하는 방식은 좀 여우적(?)이지만)를 통해, 책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가를 다소 희극적으로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교훈에 대한 강박 관념을 벗어던진 우화 쓰기는 세상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 자연스럽고 진실해 보인다. 특히 강렬한 대조가 돋보이는 자유로운 색감과 화면 구성, 그림과 글의 절묘한 배합이 풍부한 환상의 세계는 우화의 맛을 한층 살렸다.

 

책은 인생의 친구! 어른도 공감할 아이들의 언어로 전하는 뜻깊은 메시지

<책 먹는 여우>는 우리의 여우 아저씨처럼 책과 하나가 되는 삶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글이다. 책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벌이는 일 중에,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보건소에서 독서 지도를 시작한다고 한다. 몸의 건강만큼이나 정신의 건강이 중요함을 상징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활자 문화를 자랑했던 우리의 책 문화, 독서 문화의 현주소는 어디쯤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뉴스토피아 = 이애리 기자 / aheree@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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