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피아 = 김미주 기자]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이 24일 밤(현지시간) 마케도니아 스트루가에서 개최된 제53회 스트루가 시 축제에서 최고의 영예상인 '황금화관상'(Golden Wreath)을 수상했다고 25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밝혔다.

스트루가 황금화관상은 1966년부터 매년 전 세계 시인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권위 있는 국제 시인상으로, 시인의 작품 업적과 세계적인 영향력을 고려해 수상자를 선정하여 8월 축제 기간 중 시상한다. 고은 시인은 올 1월 49번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마케도니아 스트루가의 오흐리드 호숫물이 흘러내려가는 '검은 드림'(Crn Drim) 강 초입에 위치한 '시의 다리' (Bridge of Poetry) 위에 설치된 특별무대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전 세계 시인, 평론가 등 160여명을 비롯해 현지 시민 수백 명이 참석해 고은 시인의 수상을 축하했다.

고은 시인은 황금화관상 수상 직후 “지중해와 대서양,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갈라져 흘러가는 드림 강물의 운명처럼 시 정신도 세계 각 대륙으로 번져나가기”를 소망하면서 “오흐리드 호수 위의 한 점 바람이 동아시아의 하늘 아래까지 이르는 머나먼 바람의 길이 바로 시의 길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고은 시인의 이번 수상을 기념해 내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열리는 제38차 유네스코총회 기간에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고은 시인 특별 시 낭송회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스트루가 시 축제 조직위원회의 초청으로 축제에 참석 중인 민동석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고은 시인의 시 속에는 인간의 마음속에 평화의 방벽을 쌓고자 하는 유네스코의 이념과 가치가 잘 녹아들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은 시인이 유네스코에서 평화, 특히 유일한 분단지역인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시를 낭송한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의미와 가치를 던져줄 것”이라 말했다.

한편, 황금화관상과 더불어 지난 1년 동안 발표한 최고의 시집을 발표한 시인에 주는 ‘밀라디노프 형제상’(‘Miladinov Brothers’ award)은 마케도니아의 여류 시인 베라 체코스카(Vera Cejkoska)가 수상했고, 젊은 시인에게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수여하는 ‘스트루가 브릿지상’(Bridges of Struga)은 영국의 신예 시인 해리 맨(Harry Man)이 수상했다.

특히, 이날 시상식에는 예정에 없이 마케도니아 니콜라 그루에프스키(Nicola Gruevski) 총리가 관람한 것으로 알려져 스트루가 시 축제에 대한 마케도니아의 범국가적 관심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고은 시인은 오는 28일까지 이곳 스트루가와 수도 스코페에서 시 낭송회를 개최하고 29일 귀국할 예정이다.
 

[뉴스토피아 = 김미주 기자 / kmj@newsto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