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적(主適)’ 논란
북한 ‘주적(主適)’ 논란
  • 정대윤 기자
  • 승인 2017.04.21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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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발언 향한 ‘파상공세’…국방백서엔 ‘주적’ 안 나와
▲ ⓒ뉴시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19일 TV토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북한이 우리의 주적인가”라고 묻자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우리 국방백서에 주적이라 나온다. 군 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말 못 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쏘아붙였고,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남북 간 문제 풀어가야 될 입장이다. 국방부가 할 일이 있고, 대통령이 할 일이 따로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문 후보는 ‘북한 주적’ 논란으로 인해 다른 대선 후보들로부터 ‘북한 주적’도 명확하게 말하지 못한다며 안보관에 대한 집중난타를 받았다. 한편 국방부는 다음날 2004년 ‘주적’ 개념은 국방백서에 삭제됐으나 2010년부터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며 규정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주적’에 답변 못한 文···비난 대상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날 경기 평택 해군2함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문 후보는 끝끝내 ‘대통령이 북한을 주적이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며 “대한민국이 주적도 없이 60만 대군을 가진 이유가 없지 않냐”고 문 후보를 비난했다. 이어 그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북정책에 관한 모든 것을 김정은과 협조할 것”이라며 “그러면 대북정책에 관한 한국 대통령은 김정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후보는 “(문 후보 주장은)5공화국 시절 운동권이 말하던 것인데 선거가 다가오니 본색이 이제 드러나는 것”이라며 “그런 분이 집권해 국군 통수권자가 되면 남북한이 어떻게 될지 국민들이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북한을 주적이라고 적시하지 않는 문 후보와 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저는 그 점에 대해서 문 후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 국방백서에 주적으로 명시돼 있다”며 “지금 남북 대치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주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주적이면서 동시에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대화 상대라는데 우리 모두의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도 “문 후보가 주적에 답변을 못 한 것은 마치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가겠다는 것으로, 안보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주적이냐? 적이냐? ‘공방’ 이어져

지상욱 바른정당 대변인단장은 “유승민 후보의 ‘북한이 주적이냐’는 질문에 문 후보는 북한을 주적이라 말하지 못하겠다는 놀랄만한 답변을 했다”면서 “‘대통령 될 사람은 북한을 그렇게 말하지 않으며 국방부가 할 일이 있고 대통령이 할 일이 따로 있다’고 주장하는 문 후보의 견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도 토론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적극 반박했다. 문 후보는 이날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한을 주적으로, 공개적으로 천명토록 하는 것은 국가지도자로서는 자격이 없는, 잘 모르는 발언”이라면서 “다만, 지금 남북관계가 엄중해졌고 북한의 핵위협이 실질화 됐기 때문에 ‘북한은 심각한 위협이다. 또 북한이 적이다’라고 국방백서에서 다룰 뿐”이라며 “대통령은 모든 것을 함께 관장하는 그런 종합적인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북한을 국방백서에서 ‘주적(主敵)’으로 규정한 것은 과거의 일로, 남북관계 개선 이후엔 그런 규정이 없다”며 “다만 엄중한 남북관계와 실질적인 북핵 위협이 있어서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고 ‘적’이라고 국방백서에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TV토론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국방부의 국방백서에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라고 돼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2016 국방백서’에 쓰여 있는 내용은 유승민 후보의 말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으며, 여러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적 개념은 쓰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론적으로는 이날 토론을 통해 보더라도 5명의 후보 모두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국방백서 내용에 따르면...

‘2016 국방백서’엔 북한에 대해 “국방목표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하고, 평화통일을 뒷받침하며, 지역의 안정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다”라며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특히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 이와 동시에 우리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이 군사적 위협과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또한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나 단체가 우리나라에 군사적 위협과 도발을 한다면 그 나라나 단체도 우리의 적인 것이다. 즉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군사적 위협과 도발을 하는 나라나 단체는 우리나라의 적이라는 국방에 대한 원론적인 방침을 밝힌 것이다. 쉽게 말해 ‘주적(主適)’은 북한이 우리나라의 다수의 적 중 가장 ‘주되는 적’이라는 뜻이다. 남북대치 국면에서 북핵 위협이 있는 가운데 굳이 ‘주적’이 아닌 ‘적’이라는 표현만으로 충분하다는 말이다.

20일 하루 종일 주요 포털 사이트에선 ‘문재인 주적’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뉴스토피아 = 정대윤 기자 / nwtopia@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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