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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마저 꺼진 국정교과서교육부, 연구학교 지정·보조교재 배포 ···실효성은?
정인옥 기자  |  jung@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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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1  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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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피아 = 정인옥 기자] 교육부는 지난 20일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교육 연구학교 지정 결과와 보완책을 밝혔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교재로 시범 활용하는 연구학교로 유일하게 경북 지역의 문명고를 지정하고, 희망하는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국정교과서를 보조교재로 배포하기로 했다.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보조교재로라도 배포해 꺼져가는 국정교과서 추진 불씨를 살리겠다는 것이다.그러나 문명고 학내외 반발로 지정이 철회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차선책인 보조교재 배포를 둘러싼 찬반 대립이 이어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중고등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 ⓒ뉴시스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최종 확정
앞서 전국 시도 교육청은 지난 15일까지 관할 학교로부터 연구학교운영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경북 경산 문명고 1곳만이 경북교육청에 연구학교 지정을 신청했고 경북교육청은 지난 17일 교육부에 이
를 보고했다. 애초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비중을 20%정도로 예상했지만 기대에는 훨씬 못 미쳤다. 교육부 관할인 12개 국립고 모두 연구학교를 신청하지 않은데다 사립고의 신청도 극히 적었던 탓이다. 신청 마감일인 지난 15일까지 연구학교 신청에 나선 학교는 경북지역의 경북항공고, 경산 문명고, 구미 오상고 등 총 3곳이었다. 하지만 오상고는 지난 16일 경북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연구학교 신청을철회했다.

연구학교 신청전 학운위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사와 학생 등의 반발이 거세진데 따른 것이다. 또한 경북항공고는 연구학교 신청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절차인 학교운영위원회를 정
족수 미달로 아예 열지 않아 연구학교 신청이 취소됐다.

교육부는 이달말 연구학교 담당자 협의회를 통해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수시 컨설팅과 보고회 등을 통해 ‘2015 개정 역사과교육과정’에 기반을 둔 교수학습방법 개발 등 문명고의 사교육 연구
학교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외압으로 인해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방해 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한편 수업 방해 행위, 학교 직원들에 대한 명예 훼손, 협박 등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엄정한 사법처리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역사교육 연구학교 운영 외에 국정교과서 활용을 희망하는 학교의 수요를 파악해 국정교과서를 보조교재로 배포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을 희망하는 학교가 다수 있었지만 국정교과서에 대한 의도적인 왜곡과 외부의 영향력 행사등으로 연구학교 신청을 하지 못했다”며 “연구학교 지정 과정에서 서울, 광주, 강원 교육청의 경우 신청 마감일까지 학교로 공문을 시달하지 않았고 일부 교육청은 담화문 발표후 뒤늦게 공문을 시달했지만 국정교과서 반대 입장을 함께 전달해 단위학교의 연구학교 신청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고 보조교재 배포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보조교재로 배포되는 국정교과서는 신청학교의 학교 교육과정 편성 현황 및 여건과 실정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이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과서 보급을 희망하는 학교는 신청서를 작성해 3월3일까지 공문, 전자우편, 팩스 등으로 신청할 수 있다.

문명고 학생들 ‘연구학교 신청 철회’ 촉구
그러나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문명고 학생들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문명고 학생들은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집회를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7일 실시된 집회에 이은 두 번째 집회다. 집회에는 문명고 학생 150여명과 학부모 20여명이 참여했다.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연구학교 지정 신청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우리 의견은 전혀 들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20일 오전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 내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학부모들과 함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 반대집회를벌 이고 있다.ⓒ뉴시스

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국정교과서 반대 퍼포먼스로 학교 운동장을 비롯한 교내를 돌며 “국정교과서 반대”를 외치기도 했다.학부모대표 박모(47)씨는 “내가 졸업한 중학교와 함께 있는 고등학
교에서 너무 안 좋은 일이 벌어졌다”며 “올바른 역사를 배울 수 있고 신입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교장선생님은 옳지 않은 부분을 철회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작은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또한 3학년에 올라가는 한 학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국정교과서 연구 학생 신청이라는 기사를 보고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음날 학교에서 황교안 총리 국정교과서 대국민 담화를 보여주는 교장선생님을 보고 학생을 위한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교육·시민단체 “국정교과서 보조교재 배부는 ‘꼼수’”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를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 보조교재로 배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교육·시민단체들은 “부적격 교과서를 보조교재로 배부하는 것은 꼼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0일 논평을 내고 “교육부는 미완성된 국정 역사교과서를 연구학교 운영으로 보완하고 연구학교 외에는 기존 검인정 교과서를 주교재로 선택 사용하겠다고 했는데, 연구학교 신청이 저조하자 이제 와서 연구학교 외 학교들에도 배부하겠다는것”이라며 “이런 보조교재 배포 방식은 어떠한 교육부 고시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무단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배부하는 유상·무상 보조교재를 선택할 때에는 1차적으로 해당 교육을 진행하는 교사들의 요구가 있어야 하며,교과협의회, 도서선정위원회,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교 내부에 관련의사 결정 구조가 존재한다”며 “학교장 개인이나 사학 재단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국정교과서를 두고 선택권을 운운하지만 ‘불량식품’이 선택사항이 될 수 없듯 ‘불량교재’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친일과 독재에 대한 비판이 무뎌진 오류 가득한 불량 역사교재는 교과서이건 보조교
재이건 교사들의 교육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했다. 이날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육부는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의 혼용, 연구학교에서 국정교과서 사용, 국정교과서의 보조교재 활용 등과 같은 일련의 꼼수로 국정교과서를 단 한권이라도 교육현장에 보급함으로써 국정교과서에 실린 친일-독재미화사관을 공식적인 역사관으로 만들려고한다”고 주장했다.

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현재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여론은 70% 정도에 이른다”며“(국정교과서 보조교재 배포는)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격으로, 교학사교과서 사태의 판박이”라고 말했다.이들은 “2014년 친일-독재를 미화한 교학사교과서를 채택한 학교가 단 세 곳에 그치자, 황교안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특정 단체 소속의 교사들 중심으로 자신들 사관과 다른 교과서는 원천적으로 배제시키고, 실력으로 저지했기 때문’이라는 억지주장을 한 바있다”고 했다.

이어 “국정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외면당하는 까닭은 외부세력의 압력 때문이 아니다”면서 “이미 폐기된 낡은 학설, 중·고등학교 계열성 무시, 역사왜곡과 사실오류 등으로 인해 교과서로서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국정교과서의 사실오류와 편향서술은 부실 교과서의 대명사였던 교학사 교과서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절차 마무리
일선 학교에서 2018년부터 국정과 검정 역사교과서 중 원하는 교과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법령 정비가 마무리됐다. 교육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내년 3월부터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교과서에서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 중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조치다. 기존 규정에는 하나의 교과목에 국정교과서가 있는 경우 별도의 검정교과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개정안은 하나의 교과목에 국정과 검정교과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정과검정교과서 중 개별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검정실시 공고기간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과정의 개정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검정교과서 개발일정을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검정교과서를 학교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이로써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을 위한법령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앞서 교육부는 2018년부터 역사교과서 국·검정혼용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2개의 수정고시를 지난달 행정예고(의견수렴)한 바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적용을 2017년 3월에서 2018년 3월로 연기하는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수정고시’는 지난 1월6일 확정됐다. 교육부는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과목의 국·검정교과서 혼용을 허용하는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구분 수정고시’도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공포되는 대로 확정할 예정이다.

여야, 교문위서 국정교과서 찬반 대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은 이날 국정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공방을 계속했다.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국정교과서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지 않은 시·도교육청을 비난했다.

   
▲ 경북 구미 오상고등학교 학생 20여 명이 16일 오후 교내 운동장에서 피켓을 들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 철정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뉴시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학생, 학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구학교로 지정된 문명고 사례를 지적하고 44억원을 들인 국정교과서의 비효율성을 강조했다.염동열 자유한국당 간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교과서의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데 일정 세력에 의해 방해됐다”며 “교육 방침이 무너지고 학생들의 선택권이 무너졌다는 것인데 44억원을 들였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 간사는 “선택을 못하도록 유도하거나 겁박했다면 공권력에 도전하는 것이고 위법적이고 탈법적인 행위”라며 진보 성향 시·도 교육감을 겨냥했다.이은재 바른정당 간사도 “교육청에서 연구학교 관련 공문을 발생하지 않거나 마감기간에 보내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좌파 시민단체가 직간접적인 행동을 한 것은 방해 책동”이라며 “실제 전교조는 교육감이 협조하기로 한 것을 퇴행적이라고 맹비난
했고 결국 고등학교들이 신청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각종 역사교재가 좌편향 인사들에 의해 집필됐고 2000년대는 물론 전국 역사교사 모임이라든지 전국 초등교사 등이좌파 성향 문제가 있다”며 “연구학교가 1군데 밖에 안 됐다는 것은 민족의 불행”이라고강조했다.반면 유은혜 민주당 의원은 “단 한 곳의 연구학교로 지정된 문명고에서 연구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교사 2명이 보직해제, 담임배제를 당했다. 사실상 징계”라며 “학교 현장의 갈등, 혼란이 커지고 있는데 경북교육청이 교육부 협조 요청 때문에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문명고 연구학교 연구계획서 내용을 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계획서대로 연구학교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우니 연구학교 지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송기석 국민의당 간사도 “교육부 방침이 당초 국정교과서를 교과서로 사용하려다 연구학교 지정으로 선회했다가 다시 무상 보조교재 배포로 바꿨다”며 “이런 방침 자체가 교과서의 품격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도종환 민주당 간사는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던 이 시기가 장관 인생에서 가장 부끄러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스스로 물러나야 된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이준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문명고 연구학교 지정 철회 요구에 “연구학교 지정 문제는 기본적으로 학교에 선택권이 있다”며 “(취소 여부도) 학교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국정교과서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지적된 내용을 교정했고, 내용면에서 상당히 잘 만들어진 교과서”라고 반박했다. S


[뉴스토피아 = 정인옥 기자 / jung@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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