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당시 남성 호르몬 주사인 줄 몰랐다." 눈물
박태환 "당시 남성 호르몬 주사인 줄 몰랐다." 눈물
  • 남희영 기자
  • 승인 2015.03.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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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관광호텔에서 도핑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박태환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방 당시 의사가 호르몬 주사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29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함유된 '네비도(NEBIDO)'라는 주사제를 맞았다.

박태환은 "당시에는 남성 호르몬 주사인 줄 몰랐다. 혈액검사를 통해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게) 나왔다고 하는데 혈액검사를 한 것은 맞지만 결과가 나온 것은 알지 못했다. 도핑 양성을 통보 받은 이후에 의사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2013년 12월에도 주사 처방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 박태환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주사를 맞은 것은 지난해 7월 한 번 뿐이다. 2013년 12월에 맞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최초 도핑테스트를 받은 두 달 후인 9월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양성 반응을 통보 받았고 B샘플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 FINA 청문회에 회부됐다. FINA는 박태환에게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동안 테스토스테론 사용 선수의 징계 수위가 대개 2년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징계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의 우상균 변호사는 "청문회에서는 박태환 선수가 고의로 맞지 않았다는 점이 충분히 해명된 것으로 안다. 검찰에 (의사가)기소됐다는 부분을 청문위원들이 참작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다만 우 변호사는 '건강보험공단의 투약 기록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요구에는 "검찰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형사 재판이 열릴 것이다. 형사 재판과 관련된 질문들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기 곤란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태환은 질의응답에 앞서 미리 준비해 온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우선 부족한 제게 늘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죄송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약물에 의지하거나 훈련 이외의 다른 방법은 생각한 적이 없다. 가까운 분들은 10년 간의 모든 영광이 물거품이 되고 모든 노력들이 약쟁이로 치부되는 것에 대해 억울하지 않냐고 이야기한다"고 말할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태환의 선수 자격 정지는 내년 3월2일까지다. 3월3일부터는 FINA의 징계로부터 자유로워지지만 3년 간 대표 선수로 뛸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으로 내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하다.

박태환은 "내년에 있는 올림픽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떠한 힘든 훈련도 견디고 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 출전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일단 출전 가능성은 열어뒀다.

◇박태환 일문일답

- 병원에서는 2013년 12월에 주사를 놨다고 주장한다. 반면 선수는 2014년 7월에 처음 맞았다고 하는데.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는 이야기는 9월3일 실시한 도핑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 이후에 병원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됐다.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는 것은 도핑 양성 반응 이후에 들었다. 그 이전에는 주사를 맞지 않았다. 2013년12월에 맞은 적도 없다. 12월 이후에 호주에서 훈련을 하면서 불시에 도핑테스트를 했다. 1월 테스트에서도 양성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 치료제 투약을 할 때 호르몬 검사를 하고 네비도를 놓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인데 선수가 몰랐나.

"남성 호르몬 주사인 줄 몰랐다. 혈액검사를 해서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게) 나왔다고 하는데 혈액검사를 한 것은 맞지만 결과가 나온 것은 알지 못했다. 도핑 양성을 통보 받은 이후에 의사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

- 어떤 치료인지 본인이 모르고 받았다는 것인가.

"진료를 받기 위해 그곳에 찾아간 것이 아니다. 피부 관리 때문에 소개를 받고 간 것이다. 처음에 지인을 통해 병원에 갔다. 내가 수영을 하니 피부가 건조하다. 피부 관리를 받게 된 것과 동시에 비타민에 대한 처방을 의사가 해줬다. 도핑과 관련된 것은 먹을 수도 없고 문제되는 것은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누차 설명했다. 호르몬에 대한 진료를 받기 위해서 간 것도 아니다."

- 언제 도핑 사실을 알았는가. 1월에 미국 훈련지를 물색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국체전이 열리던 지난해 11월3일 정도에 알게 됐다. 시합이 끝난 후 회사를 통해 전화로 이야기를 들었다. 훈련지를 알아보러 미국에 간 것이다. 마이클 볼 감독과는 인천아시안게임까지만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 호주에서 할지, 다른 곳에서 할지 물색을 위해 미국으로 갔다."

- 도핑 적발 사실을 알고도 미국으로 간 이유는 무엇인가.

"11월3일에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전혀 문제가 될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충격적이었다.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혹시나 샘플 채취에서 뭔가 잘못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B샘플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 전에 병원에 갔을 때도, 진료를 받을때마다 도핑과 관련된 어떤 것도 할 수 없고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전혀 그런 것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의사도 전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기에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도핑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았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 의사는 성장 호르몬도 처방했다고 하는데.

"의사가 전혀 이야기 한 적이 없다."

- 은퇴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내가 해온 것은 수영밖에 없는데 이런 일로 인해 수영을 하지 못하는 것은…. 한순간에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다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충격이 심하다. 지금 이순간 운동선수로서 목표를 두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이번 일로 인해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어찌됐던 실망을 드렸다. 먼저 사죄를 드린다. 깊이 반성을 하는 자세로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 투약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는가.

"병원을 피부 관리 때문에 갔지만 비타민 처방을 받았다. 2004년부터 도핑 검사를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불시로 테스트가 오기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의사는 7월29일에도 그랬고 그전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29일 비타민 처방을 받을 때도 의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 병원은 호르몬이라는 이야기를 선수에게 몇 번이나 했다고 하는데 들은 적이 없는가.

"문제가 됐던 7월29일에도 나는 도핑에 대해 이야기했다. 의사 선생님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의사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호르몬 주사인 줄 알았는지 몰랐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확인해달라.

"문제가 됐던 시기에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 과거 처방을 받을 때 어떤 성분이 포함됐는지 물어본 적이 없는가.

"감기에 걸렸을 때, 어렸을 때부터 갔던 이비인후과에 간다. 약 처방할 때도 의사 선생님께 미리 말씀드렸고 항상 리스트를 확인했다. 이 병원에 갔을 때도 문제가 되는 것은 절대로 할 수 없다고 설명드렸다. 그래서 리스트를 받고 회사에 전해줬고 당시 매니저도 일일히 체크해줬다."

- 기회가 되면 올림픽에 나서겠는가.

"국민들께서도 이번 일로 실망하셨을 것이다. 내년에 있는 올림픽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떠한 힘든 훈련도 견디고 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 출전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선수로서 실망감을 안겨줬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맞는 것 같다."

- 올림픽에 나가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보나.

"힘든 질문이다. 결과에 대해서는 좋게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딱 어떻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 주사를 맞은 것은 총 몇 번인가. 그렇다면 사실 비타민제가 아닌데 의사가 속여서 맞은건가.

"계속 이야기했듯 도핑에 관련된 것을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의사도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믿음을 갖고 맞게 됐다. 문제가 됐던 7월 이후에 감기를 심하게 걸려 소염제를 맞았다. 그때 말고는 맞은 적이 없다. 그 전에도 맞은 적은 없다. 7월에 한 번만 맞았다."

- 전국체전을 마치고 은퇴할 생각이었다고 하는데.

"아니다. 은퇴할 생각은 없었다."

[뉴스토피아 = 남희영 기자 / nwtopia@news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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